“‘글로벌 코리아’와 협력”…‘요소수 대란’ 질문에 “공급망 취약성 판별 필요”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12일 “역내에서 다양한 국가들에 경제적 강압(economic coercion)을 사용하려는 중국의 여러 시도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10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방한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이날 오후 중구 정동 서울 주한미국대사관저에서 연합뉴스와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안보와 번영에 수십 년 동안 기여해온 규칙 기반의 질서를 지지하는 것이 미국의 역내 최우선 관심사”라며 이같이 밝혔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답변은 ‘한국이 중국에 덜 의존적인 공급망 구축에 동참해 중국의 경제적 강압을 받는다면 미국은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답하며 나왔다.
그는 규칙 기반의 질서에 도전하고 이를 저해하는 중국의 행동을 우려하고 있다며 “규칙에 따라 경제와 안보를 추구하고, 평화롭게 분쟁을 해결하며 강압을 사용하지 않는 것은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바람”이라고도 강조했다.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망 구축에 동참해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부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과 관련해 우회적으로 경고 목소리를 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중간의 전략적 경쟁이 격화하면서 자유무역과 국제분업체계를 기반으로 구축됐던 글로벌 공급망에도 곳곳에서 균열이 나고 있다.
국내 물류망에 타격을 준 중국발 요소수 품귀 사태 역시 미중 갈등 여파가 작용했다. 호주가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의 편에 서고 코로나19 발원지 문제와 관련한 국제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자 중국이 무역 보복에 나서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한 것이 한 원인이 됐다.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한국의 요소수 대란에 대해 질문받자 “우리 각각의 공급망 성격에 대해 우선 더 잘 이해하고 취약성을 판별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며 한미간의 협력 필요성을 거론했다.
이번 방한 논의의 초점을 설명하며 “교란에도 잘 견딜 수 있는 회복력 있는 공급망을 구축하고, 핵심 공급망을 한 국가 또는 시장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황을 피하는 것이 공통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전날 이성호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과 만나서도 글로벌 수급 교란 등 경제안보 문제에 함께 대처하기로 의견을 모아 중국의 갑작스러운 요소 수출 통제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바 있다.
그는 ‘규칙 기반의 국제 질서’ 강화에 한국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전 세계 모든 국가가 이런 가치를 지키기 위해 행동할 책임이 있다”고 답했다.
규칙 기반 질서를 저해하는 중국을 견제하는 데 한국의 동참을 우회적으로 희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규칙에 기반한 국제질서를 지지하기 위해 역내에서 우리가 협력할 방안에 대해 (한국 측과) 매우 생산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며 “이는 역내 국가들 각자의 발전 프로그램을 돕고, 자유롭고 공정한 방식으로 무역이 이뤄지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시도하면서 한국은 일자리 창출 기회가 줄어들고 중국과의 관계에서도 어려운 입장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완전히 잘못된(misplaced) 것”이라고 일축하며 “우리의 성공이 한국의 성공이고, 그 반대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뷰 중 ‘글로벌 코리아’와 협력하고자 한다는 표현을 여러 차례 쓰며 전지구적 범위의 과제에 함께 대응하는 파트너로서 한미관계를 강조하기도 했다.
미국의 동아태 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는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방한 기간 국내 경제외교 및 통상 당국자들을 이례적으로 면담하며 ‘경제안보’를 주축에 둔 행보를 펼쳤다.
공급망 재편 등 경제·기술을 축으로 한 미중 경쟁이 이번 방한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라는 관측이 나왔다.
주한미국대사관 공식 트위터에 따르면 그는 12일 포스코, SK, 삼성, 롯데 임원들과 만나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한편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쿼드(Quad) 워킹그룹에 한국이 참여를 검토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의견을 같이하는 국가들의 ‘네트워크식’ 협력을 거론하며 “유연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쿼드는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대중국 견제 성격 협의체로 백신, 신기술, 기후변화 등 3개 분야 워킹그룹을 만들었다. 한국은 쿼드와 사안별 협력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며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도 현안에 따라 유연한 협력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많은 관심을 모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와 회동에 대해서는 “목적은 아주 단순했다. 중요한 대선 캠페인 가운데서 두 대선주자에게 동맹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약속을 전달할 기회를 갖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두 후보가 동맹에 대한 강력한 지지를 밝혀 주신 것에 상당히 감사함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