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상 앞두고 이중행보 논란

오는 29일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복원을 위한 협상이 재개되는 가운데, 이란이 16일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란이 핵 개발을 위한 원심분리기 장비 생산을 재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과 서방의 의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협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유엔 원자력감시단이 감시하거나 접근할 수 없는 장소에 첨단 원심분리기용 장비 생산을 재개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이란이 지난 8월 말 비밀리에 테헤란 서부 카라즈에 위치한 조립 공장에서 해당 작업을 재개했으며, 이후 생산을 가속화해 상당한 양의 원심분리기용 부품을 제조하고 있다는 것. 한 소식통은 WSJ에 “이란이 최소 170개의 고급 원심분리기 부품을 생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란과 P5+1(미국·영국·프랑스·중국·러시아+독일)이 오는 2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재개하는 이란핵합의 복원 협상도 난항이 예상된다.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사진) 이란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협상에 진지하다”고 밝혔지만, 선(先)제재 해제 입장은 고수했다. 또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과 러시아는 국제무대에서 일방주의와 싸우고 다자주의를 강화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밝혀, 러시아와의 공조 강화 가능성도 더 높아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핵 활동 감시·사찰을 중시하는 미국과의 의견 차가 좁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이란이 최근 벨라루스와 우크라이나 등에서 미국 및 유럽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러시아를 레버리지로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앞서 이란과 P5+1은 지난 4월 초부터 핵 합의 복원을 위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양측 입장 차로 협상은 지난 6월 20일 잠정 중단됐다. 이란핵합의는 P5+1이 2015년 이란과 체결한 합의로 이란이 핵무기 개발 노력을 중단하는 대가로 대이란 경제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2018년 이란의 합의 이행 미비를 이유로 합의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이란에 대한 제재를 복원했다. 이란은 이에 맞서 자국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을 제한하고 우라늄 농축 농도를 60%까지 상향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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