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청년고용지표’ 비교분석

25~34세 대졸자 취업률 75.2%
네덜란드 91.6%보다 훨씬 낮아

전공·직업간 불일치율 50.0%
OECD 22개 국가 중 1위 기록

대졸자 3.0% 늘때 고용 1.3%↑
정원 규제탓 이공계 증원 못하고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 심화시켜


우리나라 청년 대졸자 취업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권 수준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대졸 청년의 취업이 지연되는 이유 중 하나로 전공과 일자리의 ‘미스매치’가 꼽혀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OECD 국가 청년의 고등교육 이수율과 고용 지표를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의 청년 대졸자 고용률은 네덜란드(91.6%), 영국(90.6%), 독일(88.4%), 일본(87.8%) 등에 비해 낮은 75.2%로 파악됐다고 18일 밝혔다. 이는 조사대상 37개국(38개 회원국 중 칠레는 제외) 중 31위에 속한다. OECD는 고등교육 이수율 조사 연령 기준을 25∼34세로 설정하고 있어, 이에 맞춰 고용 지표 분석이 이뤄졌다. 한경연 관계자는 “25∼34세 대졸자는 ‘젊은 고급인재’로 분류돼 외국에서도 고용률이 90% 전후를 기록할 정도로 높다”며 “70%대 중반(한국)은 꽤 낮은 수준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나라 대졸 청년 중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율이 20.3%로 OECD 37개국 중 35위(비율 낮을수록 순위 높음)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졸 청년 중 비경제활동인구(만 15세 이상 인구 중 일 할 능력이나 의사가 없어 일하지 않는 사람)의 주된 활동 상태를 살펴보면 10명 중 3명은 취업준비생이며, 10명 중 2명은 쉬고 있는 상태로 나타났다.

OECD 조사 결과, 우리나라의 전공과 직업 간 불일치율은 50.0%로 OECD 22개국 중 1위였다. 올해 통계청 조사에서도 일자리와 전공과의 불일치율은 52.3%로 나타났다. 한경연은 전공과 직업의 미스매치가 심한 이유로 대학 정원 규제를 꼽았다. 미국 스탠퍼드대의 컴퓨터공학과 정원은 2008년 141명에서 지난해 745명까지 5배 넘게 증원됐지만, 우리나라는 서울대의 경우 55명에서 70명으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노동대학원장)는 “예컨대 대학의 이공계 정원 제약으로 인해 인문계 학생은 컴퓨터공학을 공부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별도의 코딩 수업 등 변칙 교육을 받아야 한다”며 “기술력을 갖춘 우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전공 간 경계·규제를 효율적으로 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고학력을 요구하는 일자리 증가 속도가 대졸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도 청년 대졸자 고용 부진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대졸자가 연평균 3.0% 증가한 데 반해 고학력 일자리는 1.3%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경연은 우리나라의 경직적인 노동시장 구조도 청년들의 신규 채용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경제포럼(WEF)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가 141개국 중 97위에 그칠 만큼 경직성이 높아 기업의 청년 신규 채용을 위축시키고 있다는 주장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대학 정원 규제 완화와 함께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로 청년들의 취업 진입장벽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곽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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