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과학수사대가 23일 오전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입구에서 사인 분석 등을 위한 조사 준비를 하고 있다.
경찰청 과학수사대가 23일 오전 별세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 입구에서 사인 분석 등을 위한 조사 준비를 하고 있다.
자택 인근 스케치…33년 전 오늘 백담사로 떠나

23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자택 앞은 경찰차로 둘러싸여 긴장감이 감돌았다. 일부 시민은 사망 소식에 “사과라도 했어야 하지 않나”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자택 앞에는 경찰차 6대가 출동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골목 입구에서부터 폴리스라인이 쳐졌다. 과학수사대 대원들은 흰색 방호복을 갈아입고 오전 11시쯤 현장 감식을 위해 자택 안으로 들어갔다. 전 전 대통령이 숨진 화장실 등에서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주민들은 전 전 대통령의 사망 소식에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 김모(여·40) 씨는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놀랐다”고 말했다. 인근 주택에서 시멘트 공사를 하던 고모(70) 씨는 “뭔 말이라도 하고 가야 하지 않느냐”며 “국민에게 죄송하고 광주 시민들에게 죄송하다고 말 한마디라도 했어야 한다. 그래야 자손들에게도 짐을 덜어줬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희동 주민 박승호(41) 씨는 “아무리 좋은 일을 많이 했더라도 살인한 사람에게는 재판부가 용서해주지 않는다. 그렇게 안 좋은 일을 했는데 좋게 볼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23일은 전 전 대통령이 33년 전 강원도 인제 백담사에서 은거를 시작한 날이기도 하다. 1988년 11월 23일 5·18과 5공 비리 책임자 처벌 요구가 거세지자 ‘국민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뒤 부인 이순자 씨와 함께 백담사로 향했다. 그는 2년여간 백담사에서 은둔 생활을 했다.

전 전 대통령은 지난 8월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자택에서 투병 치료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발성 골수종은 우리 몸에서 면역항체를 만드는 형질세포가 혈액암으로 변해 주로 골수에서 증식하는 질환이다. 뼈를 녹이고, 통증, 빈혈 등의 증상이 있으며, 5년 생존율은 42.7%로 낮은 편이다.

정유정·전세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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