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운 감도는 분쟁지역 2곳
아비 아머드, 2년전과 반전행보


201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아비 아머드 알리(사진) 에티오피아 총리가 직접 정부군을 이끌고 티그라이인민해방전선(TPLF)과의 전쟁에 나서겠다고 선언하면서 내전 상황이 전면전 위기에 처했다. 노벨평화상 당시 ‘전쟁은 지옥’이라고 일갈했던 총리의 참전 선언에 전 세계가 우려를 표하고 있다.

22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2019년 이웃 에리트레아와의 오랜 분쟁을 종식시킨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던 아머드 총리는 이날 밤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지금은 조국을 위해 순교자 정신이 필요한 때”라면서 23일부터 전쟁에 직접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컴퓨터 공학을 전공한 아머드 총리는 군에서 오랫동안 정보 장교로 복무했다. 아머드 총리는 이날 국민을 향해 “전쟁터에서 만나자”고 밝혔을 뿐, 어느 지역에서 전투에 참여하겠다는 내용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아머드 총리의 직접 참전 배경에는 11월 들어 정부군이 수세에 몰리면서 반군이 수도 아디스아바바까지 압박해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면전 비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정부군이 지난해 TPLF의 근거지인 북부지역에 진군하면서 시작된 내전은 이미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1년간 민간인을 포함해 10만 명이 희생됐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때문에 국제사회는 아프리카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에티오피아의 내전이 인근 지역 전체를 분열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또 아머드 총리의 ‘두 얼굴’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참전 결정은 2019년 노벨평화상 수상 당시 던졌던 ‘반전 메시지’와는 상반된 행보이기 때문이다. 티그라이 지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이웃 국가 에리트레아와의 오랜 전쟁을 끝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그는 당시 “나는 몇 해 전 흙바닥 참호 속을 기어서 평화를 향해 빠져나오며 전쟁의 추악함과 비극을 직접 목격했다. 전쟁은 모든 사람의 지옥”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선영 기자 sun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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