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도어 브랜드 신상품 속속
노스페이스 ‘노벨티 눕시’ 완판
일부매장선 오픈런 현상 벌어져
블랙야크 ‘bcc 부스터 푸퍼’ 출시
보온성 탁월… 물량 10배로 늘려
“올해도 짧은 것이 좋아!”
날씨는 추워졌지만 외투 길이는 오히려 더 짧아졌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추위에 겨울 외투 판매가 늘어나는 가운데 수년간 길거리를 점령했었던 롱패딩의 인기도 마침내 꺾이며 쇼트패딩이 새로운 아우터 왕좌에 오르게 됐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우터의 길이를 줄여 하의의 긴 기장을 강조하는 트렌드가 올 시즌 완전히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쇼트패딩은 2010년대 후반부터 이미 ‘옷 좀 입는다’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대세로 떠오를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쇼트패딩과 같이 길이가 짧은 패딩을 가리켜 흔히 ‘푸퍼(Puffer·몸을 부풀린 복어 같다는 뜻)’라고 하는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이 3∼4년 전부터 일제히 ‘쇼트 푸퍼’를 선보이며 쇼트패딩 시대를 예고한 것이다. 대부분 엉덩이를 덮지 않는 짤막한 기장이면서도 한껏 부풀려 부피감을 연출한 제품이 많다. 쇼트패딩 열풍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아우터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아웃도어 업계로 옮겨붙으며 본격적인 유행으로 등극했다. 국내 온라인 패션몰 무신사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 동안 쇼트패딩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두 배(156%) 이상으로 뛰어올랐다. 올해 역시 수많은 아웃도어 브랜드가 쇼트패딩 신상을 내놓으며 아웃도어 업계의 최대 대목으로 불리는 겨울 격전이 벌어졌다.
쇼트패딩 인기의 중심에는 노스페이스의 ‘눕시’가 있다. 눕시 다운 재킷은 쇼트패딩의 원조이자 대명사로 불릴 만큼 자리매김한 라인으로 지난 2014년 출시돼 국내 패션업계를 초토화시켰던 노스페이스를 상징하는 겨울 패딩 상품이다. 올해 초 영국 온라인 패션 검색 플랫폼 리스트(Lyst)가 발표한 ‘2020년 4분기 핫 아이템 TOP 10’에서 노스페이스의 ‘1996 레트로 눕시 재킷’은 조사가 실시된 이래 처음으로 남녀 모두에서 1위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눕시 재킷 열풍은 절정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이 노스페이스 화이트라벨과 협업해 단독으로 출시한 ‘노벨티 눕시 페이퍼 컬렉션’은 지난 13일 출시 이후 점포에 따라 50∼60명 이상의 대기 줄이 형성되며 이틀 만에 완판을 기록했다. 품귀 현상이 심해지며 일부 매장에서는 명품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오픈런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달 국내 최대 리셀 플랫폼인 ‘크림’에서는 노스페이스의 ‘1996 노벨티 눕시 재킷’이 정가보다 무려 23만 원이나 높은 54만9000원에 거래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업체 측은 일부 한정판 제품의 구매를 1인 1개로 제한해야 했다. 노스페이스 관계자는 “스트리트 패션이 최근 크게 이슈가 된 데다 MZ세대(1980년대 초 출생∼2000년대 초 출생)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되면서 인기가 치솟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전통의 아웃도어 브랜드 강자 블랙야크도 최근 ‘bcc 부스터 푸퍼’ 시리즈를 출시하고 전속모델로 아이유와 카이를 기용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일반적인 다운 제품과 달리 퀼팅선에 기둥을 세워 공기층을 넓게 확보하는 ‘배플(baffle)’ 구조가 적용돼 보온성이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해당 시리즈 모두 짧은 기장이 특징인 쇼트패딩으로 블랙야크 측은 지난해보다 물량을 무려 10배로 늘려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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