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점병원 병상대란 임박
성심병원 중증병상 빈 곳 없어
응급환자 돌려보낼 상황 올 수도
병상 대기자 778명 ‘연일 최다’
정부, 비상계획 주중 발표할 듯
“준중환자, 중환자 병실이 거의 다 찼습니다. 암, 장기 이식 수술까지 미뤄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24일 경기 안양시 동안구 한림대 성심병원 코로나19 전담병상에서 근무 중인 박성훈 호흡기내과 교수는 늘어나는 확진자로 인해 한숨을 내쉬었다. 박 교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후 확진자 및 위중증 환자 폭증에 따라 의료 현장 마비가 임박했다”고 말했다. 한림대 성심병원에는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13개 중 4개가 남아있지만 2개 병상이 필요한 인공심폐장치(ECMO) 환자가 4명이나 있어 사실상 부족한 상태다. 정부의 병상확보 행정명령으로 1개 병동 일부가 공사에 들어갔지만 내주까지 완공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역대 최다인 4116명이나 쏟아진 만큼 의료 시스템이 한계상태로 치닫고 있다.
서울에 위치한 또 다른 한 상급 종합병원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 병원 관계자는 “현재 우리 병원의 코로나19 중증환자 병상 실제 가동률은 90%가 넘고, 정말 상황이 위태로운 긴급 환자들 위주로 입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3차 종합병원인 이곳은 다른 중증 환자들도 많아 기존 중환자실을 코로나19 환자 배정에 사용할 경우 일반 중증환자들이 입원할 수 있는 공간이 모자라게 된다. 병상이 없어 응급환자를 돌려보내는 상황을 맞을지 몰라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위중증 환자 모두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의료 현장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서울의 중증환자 병상 가동률은 86.4%에 달했고 경기 81.2%, 인천 81.0%에 달했다.
환자 증상분류에 시간이 소요되면서 하루 이상 병상 배정을 기다리는 확진자도 24일 기준 778명이 됐다. 고유량(high flow) 산소요법, 인공호흡기, ECMO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위중증 환자가 늘고 있는데 이를 감당할 장비도 여력이 많지 않다. 정부가 현재 확보한 코로나19 환자용 ECMO 58대 중 52대가 사용 중이며, 내년 1월까지 33대가 순차 도입되지만 환자 증가세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와 관련, 이날 비수도권에 준중증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내리고 중환자의 증상을 호전시키는 병원에 인센티브를 한시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국산 항체치료제(렉키로나주) 투여 대상도 생활치료센터·요양병원 경증·중등증 환자로 확대한다. 그러나 때늦은 대책이 제때 효과를 내지 못하면 결국 방역을 다시 옥죄는 비상계획 발동 수순에 들어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우선 고령층에 대한 추가 접종(부스터 샷)을 앞당기고 백신 미접종자에게 불이익을 주는 방역 패스를 청소년에 확대 적용하거나 유효기간을 부과하는 등의 방식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상황이 지속 악화하면 백신 미접종자 모임 인원제한 강화 등의 거리두기 성격을 띤 방역조치 강화에 대해서도 논의할 수밖에 없다는 게 의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정부는 방역 조치 강화 안을 금주 단계적일상회복지원위원회 및 중대본 회의에서 검토한다.
인지현·전세원·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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