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경찰청 서해해양특수구조대 소속 권재준 경위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 해상 부두에 정박된 구조함정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서해해양특수구조대 제공
해양경찰청 서해해양특수구조대 소속 권재준 경위가 23일 오후 전남 목포 해상 부두에 정박된 구조함정 앞에서 포즈를 취했다. 서해해양특수구조대 제공
LG의인상 상금 전액 기부 해양경찰청 권재준 경위

고1때 소아암 환자 보고 결심
지금까지 220 차례 헌혈·기증
아동 9명 후원…장기기증 서약

“잠수후 72시간 내 헌혈 어려워
환자 컨디션 나빠질까 늘 걱정”


목포 = 정우천 기자

“정기적으로 해왔던 헌혈과 기부를 멈추게 되면 아이들이 힘들어집니다. 제가 힘들더라도 아이들을 계속 돕는 이유입니다.”

최근 LG의인상을 수상한 해양경찰청 중앙해양특수구조단 서해해양특수구조대 소속 권재준(42) 경위는 24일 “어린 시절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학교를 다닌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처한 아이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며 이렇게 말했다.

경북 예천 태생인 그의 ‘측은지심’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발동했다. 당시 TV 방송을 통해 백혈병에 걸린 소아암 환자들이 매주 수차례 혈소판 수혈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직후다. 그때 자발적으로 헌혈의 집을 찾은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220여 차례 헌혈을 했고, 주로 백혈병 환우 가정에 헌혈증을 기증해왔다.

권 경위는 해상 인명 구조를 위해 수시로 출동해야 하는 직업상 헌혈 예약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생길 때 가장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헬기를 타거나 잠수를 한 후 72시간 내에는 기압 차이로 혈관이 터질 수 있어 헌혈하기 어렵다”며 “이럴 땐 수혈을 못 받은 환우들의 컨디션이 걱정된다”고 말했다. 혈액형이 O형이어서 ‘지정 헌혈’ 앱에서 그를 찾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부터 사단법인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전남지회 홍보대사도 맡고 있다.

그의 선행은 헌혈만으로 그치지 않았다. 2008년 첫 직장(보안경비업체)에 취직했을 때 2명의 아동에게 정기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해경에 입문한 뒤에는 후원 아동수를 차츰 늘려나가 현재는 9명에게 정기적으로 후원금을 보내고 있다. 기부처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를 비롯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유니세프, 밀알복지재단, 대한적십자사 등 다양하다.

권 경위는 조혈모세포 및 사후 장기 기증 서약까지 했다. 2013년 동해에서 침몰 선박의 승선원 구조작업을 하다가 목숨을 잃을 뻔한 경험을 한 것이 계기였다. 해군 특수부대인 UDT에서 군 복무를 했고 해경에 들어와서도 특공대, 항공구조대, 해양특수구조대에서만 근무한 베테랑이지만 아찔한 순간은 많다고 한다. 그는 태권도, 유도, 우슈 등을 합쳐 10단이 넘는 각종 무술의 유단자이다.

권 경위는 이번 LG의인상 상금도 전액 기부했다. 1000만 원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광주·전남지회에, 나머지 1000만 원은 소아암이나 혈액암으로 어려움을 겪는 해경 가족들에게 각각 기부했다. 119구급대원인 아내와의 사이에 2녀를 둔 그는 “내년 5월 세 아이의 아빠가 된다”고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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