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까지 타인 신장기증 970명
10년이상 생명존중교육도 실시
지난 1991년은 장기매매가 만연해 장기기증이라는 개념조차도 생소했던 시기였다. 미국에서 한 교민의 뇌사 장기기증을 목격한 후, 큰 감동을 받은 박진탁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 이사장은 한국에서도 이 같은 생명나눔이 이뤄질 수 있도록 사회운동을 펼치고자 귀국했다.
생명나눔의 소명을 품고 한국 땅을 밟은 박 이사장은 1991년 본부를 창립하고, 국내에서는 최초로 타인을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자신의 신장 하나를 기증했다.
이 일은 국내 생명나눔운동의 모태가 됐고, 이후 최근까지 본부의 신장이식 결연사업을 통해 970명이 생면부지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이 중에는 타인을 위해 신장과 간을 모두 기증한 사람이 33명에 이르고, 부부가 모두 타인을 위해 신장을 기증한 부부 신장기증인도 19쌍이나 된다. 사회적으로 공감받지 못하던 장기기증에 대한 인식이 점차 변화돼 2020년에는 가족 간 생존 시 장기기증이 2546건에 이르렀다.
신장이식 결연사업뿐 아니라 장기부전 환자들을 위한 지원사업을 펼쳐 온 본부는 지난 2007년 만성신부전 환자들을 위한 휴양시설 ‘제주 라파의 집’을 건립했다. 신장병 환자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문을 연 라파의 집에는 지금까지 7000여 명의 환자가 다녀갔다. 지난 2013년부터 본부는 가족을 잃은 슬픔 가운데서도 고귀한 결정을 내려 장기부전 환자들의 생명을 살린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들을 대상으로 예우 프로그램을 진행해왔다.
지난 2013년 뇌사 장기기증인 유가족 자조 모임인 ‘도너패밀리’를 발족한 이후, 2015년 서울 충정로역사 내에 ‘도너패밀리 사랑방’을 개관 및 운영해 오고 있다. 이를 통해 뇌사 장기기증도 꾸준히 늘어 2015년에는 국내에서 장기기증운동이 시작된 이래 최초로 한 해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500명을 돌파하기도 했으며, 장기기증 희망등록자 역시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56만 명을 넘어섰다. 본부는 또 지난 2010년부터 생명존중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청소년 자살 및 학교폭력 예방을 목적으로 시작한 생명존중교육 ‘생명사랑 나눔운동’을 지금까지 전국의 중·고등학교 1732곳에서 100만2960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아울러 본부는 청소년들이 자신의 의사만으로 장기기증 희망등록에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자 노력해왔다. 이에 지난 2019년 ‘장기 등 이식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돼 만 16세 이상부터 장기기증 희망등록이 가능해졌다.
박 이사장은 “국내에서 30년 동안 전개한 사랑의장기기증운동을 통해, 감동과 기쁨을 느낄 수 있었다”며 “장기부전 환자들 모두가 새 생명을 찾는 그날까지 더욱 열심히 활동하겠다”고 말했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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