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아름)와 남편은 2017년 여름, 부산에서 만났습니다. 당시 친구와 여행을 하던 중이었죠. 부산에서의 마지막 밤, 해운대 밤바다를 즐기다 아침 첫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기로 했는데요. 모래사장에 앉아 있던 저희에게 남편과 남편 친구가 다가와 말을 걸더라고요.
제게 말을 건 남편은 사투리를 썼습니다. 사실 제가 사투리 쓰는 남자를 좋아하는데요. 남편이 제게 말을 걸자마자 속으로 ‘만세!’를 외쳤죠. 남편은 대구 사람인데, 남편과 친구도 부산에 여행 온 거더라고요. 두 사람 중 남편이 먼저 저를 보고 ‘귀엽다’고 생각해 말을 건 거라고 했습니다.
저와 남편은 부산에 남아 이틀을 더 여행했습니다. 짧은 시간 함께했을 뿐인데, 남편을 보낼 때 말 그대로 오열했어요. ‘장거리인데 또 언제 보지?’라는 생각만 계속 들었죠. 고작 며칠 만에 이게 무슨 감정인가 싶더라고요.
부산 여행을 마치고도 꾸준히 연락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남편이 제게 “누나 보러 서울 가도 되나?”라고 묻더라고요. 두 번째 데이트는 그렇게 서울에서 이뤄졌습니다. 이후 남편이 두어 번 서울에 더 놀러 왔어요. 그러더니 아예 서울에서 직장을 구했죠. 남편이 요식업계에서 일하고 있어 직장을 구하는 게 그리 어렵진 않았어요.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자연스럽게 연인이 됐습니다. 같이 있고 싶었고, 헤어지기 싫었어요.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함께 지내면 지낼수록 ‘이 사람은 내 편이구나’ ‘무조건 결혼까지 가겠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러다 지난 9월 6일,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청약이 당첨돼 혼인신고를 먼저 해야 했거든요. 2023년 아파트에 입주할 때에 맞춰 결혼식을 올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동거 기간이 길어 큰 변화는 모르겠지만, 얼떨떨하긴 합니다. 이제 진짜 공식적인 부부가 됐으니까요. 남편과 진짜 ‘우리 집’에서 함께 지낼 날만 기다리고 있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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