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 과학인재 4명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민령 뇌과학자, 최예림 딥러닝 인공지능(AI) 연구자, 이 후보, 김윤기 AI 개발자, 김윤이 데이터 전문가.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청년 과학인재 4명 영입을 발표하고 있다. 왼쪽부터 송민령 뇌과학자, 최예림 딥러닝 인공지능(AI) 연구자, 이 후보, 김윤기 AI 개발자, 김윤이 데이터 전문가. 국회사진기자단
전국민 재난지원금 철회하고
국토보유세 반대 많자 후퇴
청년 기본소득도 신중 모드
‘일단 던지는 경솔한 행보’ 지적

李측은 “중도·실용주의 면모”
전문가 “여론 밀리니까 포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연일 주요 정책과 공약을 뒤집는 ‘여반장(如反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이 후보의 실용적인 면모를 강조하고 있지만, 전 국민 재난지원금과 국토보유세 도입 등 파급력 있는 주제를 던져 놓고 여론을 살핀 뒤 슬쩍 거둬드리는 경솔한 행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 후보는 1일 연합뉴스TV와의 인터뷰에서 국토보유세 철회 가능성에 대해 “일단은 세라는 이름이 붙으니까 오해가 있다”며 “분명히 말하면 국민에게 부담되는 정책은 합의 없이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 합의 없이 진행하면 정권을 내놔야 한다”며 “일방적으로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불과 보름 전인 지난달 15일엔 페이스북에 “토지 보유 상위 10%에 못 들면서 손해 볼까 봐 기본소득토지세(국토보유세)를 반대하는 것은 악성 언론과 부패 정치 세력에 놀아나는 바보짓”이라고 비판했다. 당시 정치권에선 이 후보가 부동산 불로소득을 잡겠다는 명분으로 ‘1대9 갈라치기’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지난달 5∼6일 실시한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 반대 여론이 60.1%로 찬성(32.8%)을 압도하자 슬그머니 한발 물러섰다.

이 후보는 또 이날 인터뷰에서 청년 기본소득과 관련해 “집행 계획을 세밀하게 해놓으면 나중에 바꿀 길이 없다”며 “구체적인 방법은 혼자 계획하는 게 아니다. 야당 의견을 듣고, 실무 부서와 국민 의견을 듣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경선 기간 기본소득을 비판했던 이낙연 전 대표 캠프 출신 이상이 제주대 교수에게 당원자격 정지 8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비판엔 귀를 닫으면서 “국민 여론을 청취하겠다”며 유연함을 강조한 이중적인 행태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이 외에도 이 후보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해 차별금지법, 이승만 전 대통령 평가 등에 대해 말 바꾸기 논란을 일으켰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하지 않겠다’는 이 후보의 말은 원론적인 견해”라며 “여론에 귀 기울이는 자세는 필요하지 않으냐”고 옹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이 후보의 행보가 표만을 의식한 가벼운 처사라는 비판이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본인이 얼토당토않은 주장을 해놓고 여론에서 밀리니까 국민의 동의를 얻는 것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준비가 덜 됐다는 점을 자인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손우성·송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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