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6 국장 무어 첫 공식연설
“덩의 ‘도광양회’ 시대 끝났다
中, 세계평화에 심각한 도전”
데이터·부채 함정 위험도 지적
英 고위 당국자의 이례적 비판
AP통신 등에 따르면 무어 국장은 11월 30일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주최한 행사에 참석해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국가 안보와 관련해 점점 더 과감하고 결단력 있는 행동을 선호하고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이 주창한 ‘도광양회’(韜光養晦·힘을 숨기고 때를 기다린다)의 시대는 지났다”고 말했다. 무어 국장은 특히 중국 정부가 “서방국의 약점을 겨냥한 자국의 선전 행위에 대해 지나친 자신감을 갖고 있으며, 미국의 결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며 “무력으로 대만 문제를 해결하려는 공산당의 열망은 세계 평화에 심각한 도전”이라고 짚었다. 지난해 10월 취임한 무어 국장의 공식 석상 연설은 처음이다.
또 무어 국장은 영국이 직면한 ‘빅4’ 안보 문제로 중국·러시아·이란과 국제테러를 꼽으면서도 중국의 군사력 확장을 가장 우려했다. 무어 국장은 “중국이 위구르족 통제를 목표로 개발한 감시 기술을 타국에 수출하고 있다”며 “중국의 부상에 따라 변화한 세계질서에 적응하는 것이 MI6의 최우선 과제”라고 했다. 영국은 미국 주도의 동맹 질서에 가담하면서도 기후변화 대응과 무역·투자 분야에서 중국과의 협력에도 무게를 둬 왔기에 외신들은 영국 정부의 기조 변화가 엿보이는 발언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가디언은 “영국 고위 당국자의 중국 관련 발언 중 가장 날카롭다”고 평했다.
무어 국장은 이날 연설 직전 BBC 방송 인터뷰에서도 중국이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구상에 참여한 국가들에 차관을 무기로 경제적 영향력을 강화하는 ‘부채 함정’을 통해 “이 국가들을 궁지에 몰아넣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중국이 데이터 분야에서도 함정을 설계하고 있다면서 “뛰어난 정보수집 기술을 갖춘 중국이 중요한 국가정보에 접근하도록 방치하면 해당국의 주권 잠식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2년까지만 해도 비밀리에 활동해 오던 MI6는 대중과의 소통이 정보기관으로서의 위상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하에 단계적으로 공개 활동을 늘려 왔다. 무어 국장은 MI6 역대 국장 중 트위터 계정을 만든 최초의 인물이기도 하다. 그는 첩보 액션영화 007시리즈에 MI6가 등장했던 것을 언급하며 “영화처럼 모든 기기를 내부적으로 제작하진 못한다. 민간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도 알렸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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