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월 31일 전에 떠나라”
양국 외교 회담 앞두고 맹공
美 “고강도 경제 제재” 거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설’을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1일 자국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에게 추방 명령을 내리며 맹공을 가했다. 크림반도, 돈바스 등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군의 정례 군사 훈련이 시작된 이날 미국은 “전에 없던 고강도의 경제 제재”를 거론하며 경고 수위를 높였다.

타스통신 등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3년 이상 체류해 온 미국 대사관 직원들은 내년 1월 31일 이전까지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미국 주재 러시아 외교관들과 그 가족들 50여 명의 비자를 연장해주지 않은 탓에 이들이 내년 6월 30일까지 강제로 출국하게 된 데 따른 보복 조치라는 설명이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미국 정부는 러시아 외교관들의 임기를 중단시킬 권한이 없다”며 “명백한 주권 침해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번 조치는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 외교장관이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를 계기로 만나기로 한 바로 전날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라트비아 리가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및 우크라이나 외교장관들과 러시아의 병력 증강 상황을 논의한 뒤 기자들과 만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 결정을 내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는 이른 시일 내에 그렇게 할 능력이 있다”면서 “러시아가 대결의 길을 걷는다면, 우리도 높은 수준의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발언을 “러시아에 대한 조 바이든 행정부의 가장 강력한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러시아와 독일을 잇는 가스관 건설 사업인 ‘노드스트림2’ 중단이 유력한 제재 조치로 거론된다고 전했다. 또 블링컨 장관은 “최근 몇 주 동안 반(反)우크라이나적 선전물이 SNS상에서 10배 이상 급증해 2014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때에 근접했다”면서 나토 병력을 활용한 동쪽 지역 방어를 증강하겠다고도 알렸다. 같은 날 푸틴 대통령은 “나토의 추가 동진은 없다”는 내용의 합의를 미국 및 동맹국들과의 협상에서 이끌어 내겠다며 맞섰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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