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로나 변이·油價 등 변동성 확대에 예상 뛰어넘는 ‘폭등세’

11월 소비자물가 3.7% 오르자
한은, 물가 전망치 7일만에 수정
KDI는 당초 올 2.3% 상승 전망
기재부도 지난해 “1.1%로 예측”
내년초 기준금리 인상 더 힘받아


최근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 폭등세에 전망기관들이 예측에 속속 실패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내년 물가 전망도 안갯속을 헤맬 수밖에 없어 경제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일 물가 당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망기관들의 전망과는 달리, 3.7%(전년 동월 대비)를 기록해 2011년 12월(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물가 주무부처인 한국은행은 전날 통계청의 소비자물가 동향이 발표되자 이례적으로 물가 동향 평가 자료를 내기도 했다. 한은은 특히, 올해 물가가 지난달 25일 경제전망을 하면서 내놓았던 수정치(2.3%)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물가 수정 전망치를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사실상 이를 또다시 수정한 셈이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지난 8월 전망한 2.1%에서 2.3%로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바 있다. 내년 물가는 1.5%에서 2.0%로 0.5%포인트 상향·수정 전망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물가 전망도 틀렸다. KDI는 올해 물가 전망을 2.3%, 내년 물가는 1.7%를 전망한 바 있다. 심지어 KDI는 물가 상승에 따른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놓고 잘못된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KDI는 지난달 12일 ‘2021년 하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일시적인 공급 측 요인에 따른 물가상승을 긴축적인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경기 하방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기획재정부도 지난해 12월 발표한 ‘2021년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 상승률을 1.1%로 예측해 맥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근 물가 오름세를 주도한 기저효과와 일시적 공급 충격 등은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해소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기관들의 물가 전망이 어긋난 가장 큰 이유는 코로나19 사태와 국제유가의 변동성 때문이다. 코로나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발생하면서 원자재가격과 생산자 물가 등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글로벌 공급망 차질 등으로 국내 물가에 결정적 역할을 하는 국제 유가가 급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공행진을 하던 두바이 유가는 지난 10월 배럴당 평균 81.2달러에서 11월에는 76.0달러까지 하락하는 등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물가 전망도 안갯속이다.

한은과 KDI 등 기관들의 전망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도 유가가 어떻게 변동될지에 대한 전망부터 제각각이어서 물가 전망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내년 물가 전망과는 상관없이 이미 올해 물가가 한은의 관리목표(2.0%)를 넘어선 상황이어서 내년 초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임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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