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경련 리더십·시사점 분석

근시안적 포퓰리즘 정책 배제
법인세 내려서 기업투자 유도
노동 유연화로 일자리 만들어
GDP 연평균 2.3% 급속 성장


독일의 새 정부가 8일(현지시간) 출범하는 가운데, 재계가 퇴임 시점 75%의 압도적 지지율을 얻고 퇴장한 메르켈 정부의 성공 비결에 주목하고 있다. 16년을 집권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근시안적이고 인기영합적 정책을 지양하고 중장기·실리적 안목에서 법인세 인하, 노동 유연화 등 친(親)시장 정책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독일을 ‘유럽의 경제 엔진’ 반열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재계는 코로나19 장기화 속에 산업 역동성과 잠재성장률 하락,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대내외적 복합 경제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차기 한국 정부에 독일이 주는 시사점이 크다고 지적한다.

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2019년 기준(세계은행 발표) 독일 국내총생산(GDP)은 3조9000억 달러로, 유럽연합(EU) 전체(15조7000억 달러)의 약 24.8%를 차지했다. 이는 메르켈 집권기를 거치면서 독일의 GDP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메르켈 정부 집권 전 1990년대∼2004년 독일의 GDP 연평균 증가율은 1.5%였으나 메르켈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05∼2019년 GDP 연평균 증가율은 2.3%를 기록했다. 당시 프랑스(1.6%), 영국(0.8%), 이탈리아(0.5%), EU(2.0%)보다 높은 수준이다.

독일이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던 신세에서 유럽의 번영을 주도하는 국가로 올라선 배경으로 메르켈 정부의 경제 정책을 빼놓을 수 없다.

2007년 당시 독일 정부는 법인세율을 25%에서 15%로 인하했다. 일본, 미국에 이어 3번째로 높았던 법인세 실효세율 인하(38.4%→30% 이하)를 통해 독일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을 추진했다.

메르켈 총리는 전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구축한 ‘하르츠 개혁’을 계승해 해고 요건을 완화하고 실업급여 기간을 단축하는 등 친기업적 노동 정책을 추진했다. 그 결과 독일의 고용률은 메르켈 정부 초기인 2005년 65.5%에서 2019년 76.7%로 증가했다. 과도한 복지에 의한 폐해를 바로잡기 위해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복지 개혁도 단행했다. 의료보험에 시장 경쟁적 요소를 도입해 사용자의 노동비용 부담을 완화한 게 대표적이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메르켈 총리는 포용과 중재가 핵심인 ‘무티(Mutti·엄마)’ 리더십을 내세워 노선이 다른 전임 정부의 구조 개혁을 유지·발전시켰다”며 “친기업 등 국익 우선 정책을 택해 경제 부흥을 이끌었다는 측면에서 우리나라 차기 정부가 적극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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