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공식 인증 받은 김병구씨
고3때 헌혈차량 문구보고 시작
증서 398장 소중한 역사적 사료
노인 2000명 영정사진 기증 등
누적 봉사활동 8000시간 기록도
“헌혈덕분에 성인병 거의 없어요”
장성=정우천 기자
전남 장성군 진원면에 사는 김병구(70·사진) 씨는 최근 월드레코드커미티(WRC·세계기록위원회)로부터 ‘세계 최장기간 정기적 헌혈 기록’ 공식 인증을 받았다. 전남 보성 태생인 그는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 때인 1971년 9월 헌혈차량에 적힌 ‘헌혈이 타인의 생명을 살릴 수 있다’는 문구에 끌려 생애 처음으로 헌혈했다. 1971년은 우리나라에서 매혈 관습이 없어지고 헌혈 제도가 도입된 해다. 김 씨는 이후 꾸준히 헌혈의집을 찾아 ‘헌혈 정년’인 만 69세가 되던 지난해 4월까지 총 401회 헌혈을 했다. 연간 6회를 초과할 수 없는 전혈 헌혈 44회를 비롯해 혈소판 헌혈 66회, 혈장 헌혈 291회를 했다. 지난해 10월 ‘국내 최장 기간 헌혈 기록’에 이어 이번에 세계 기록을 인정받은 것이다.
김 씨의 세계기록 인증 절차를 도운 대한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는 김 씨가 현재 갖고 있는 헌혈증서 398장을 소중한 역사적 사료로 평가하고 있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김 씨는 대한적십자사가 향후 박물관을 짓게 되면 자신이 갖고 있는 헌혈증서를 모두 기증하기로 했다. 김 씨는 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헌혈을 하면 새로운 피가 생기면서 건강이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아직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등 성인병을 한 가지도 앓고 있지 않은 것은 헌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교 졸업 후 1977년 체신부 산하 전화국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1982년 전화국을 통합한 KT(당시 한국통신)에서 2006년 퇴직했다.
그는 사진 동호회에 가입한 1986년부터 2010년까지 소록도 등 전국의 나환자촌, 장애인시설 등을 다니며 노인 2000여 명의 영정 사진을 찍어 기증했다. 또 빛고을예술봉사단의 일원으로 15년가량 활동하면서 소외 계층들을 위한 공연 때 사진 촬영 봉사를 했다. 그의 봉사활동 시간은 누적 8000시간이 넘는다.
바쁜 직장생활과 봉사활동 중에도 배움에 목말라 있던 김 씨는 사진을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 40대 중반이었던 1994년 광주대 사진학과(야간)에 입학, 유급하지 않고 1998년 2월 졸업했다. 2001년에는 초당대 사회복지학과(야간) 3학년으로 편입해 2003년 2월 졸업하면서 1급 사회복지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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