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증병상 가동률 88.4%
수도권 병상대기 1000명 넘겨
“상급 외에 중형병원 확보하고
군의관 등 투입까지 고민해야
거리두기 강화 특단대책 시급”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규모가 줄어들지 않으면서 당장에라도 긴급 의료대응 대책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문이 의료계에서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겨울철 고령층의 건강 악화 등의 변수를 고려하지 않고 중증화율을 계산한 정부의 오판으로, 예상보다 많은 위중증 환자가 쏟아지면서 병상 대란의 악화 폭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다. 서울 ‘빅5’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한 자릿수밖에 남지 않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는 만큼, 상급 종합병원 중심의 수건 쥐어짜기식 의료 대응책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올겨울 기존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이상 특단의 사회적 조치를 발동해야 한다는 의견도 커지고 있다.
9일 857명이라는 역대 최악의 코로나19 위중증 환자가 발생한 가운데, 이들 중 83.4%(715명)가 60세 이상 고령층이어서 추가 악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러한 점 때문에 병상 문제가 절대적으로 중요해졌지만, 정부는 11월부터 두 차례에 걸쳐 내린 행정명령을 통해 상급 종합병원 위주로 병실을 확보하는 데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환자용 중환자실 개조 및 마련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됨에 따라 이들 병원 상당수가 병실 확보 기한을 내년 초로 연기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 사이 인구가 밀집된 수도권 현장의 의료 대응 여력이 거의 한계치까지 소진돼 9일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8.4%, 인천 87.3%, 경기 81.1%에 달했다. 병상 부족 문제가 해소되지 않자 9일 수도권의 1일 이상 병상 배정대기자는 1000명을 넘겼다.
이에 따라 정부가 국립병원 등을 코로나19 전용으로 이용하는 등 코로나19 전담시설을 확충하고, 상급 종합병원 외에 중형병원의 치료시설도 적극 발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더불어 수백 명이 들어갈 수 있는 기존 체육관·강당을 중증환자 치료 병상으로 개조해 사용하거나 의료인력 고갈 상황에서 군의관 등을 비긴급 환자 치료에 현재보다 전향적으로 투입하는 안 등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의료계 주문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컨벤션, 체육관 등 기존 시설을 이용하면 1∼2주일 내 2000∼3000개 병동도 만들 수 있는데, 정부가 한계 상황에 봉착한 다른 민간 병원들만 쥐어짜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체육관 임시 병원은 관리 측면에서 어렵다”며 “현재 의료체계에서 의료 질을 유지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또 전체적인 확진자 규모가 위중증 환자 증감을 가늠할 중요 선행지표인 만큼 이를 줄이기 위한 거리두기 시행 등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가 특별방역대책이라며 사적모임 규모 축소 등을 발표했지만 현장에서는 ‘쪼개기 모임’ 등으로 사실상 효과를 두지 못해 다중이용시설 영업 제한 등의 보다 강력한 조치를 둘 시점이라는 의미다. 전날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정부가) 어느 시점에 특단의 조치, 즉 비상계획을 발동할지는 상황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면서 검토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일선 보건소에 업무 과부하가 걸리자 김부겸 국무총리는 9일 오전 서울 마포구청에서 수도권 보건소장 간담회를 가졌다. 보건소장들은 선별진료, 역학조사, 재택치료, 예방접종 등 업무 부담이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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