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랑합니다 - ‘36년 만에 정년퇴직’ 시아버님 서형길 님

“생일을 축하하고 우리 가족이 돼 줘서 고맙다.”

결혼 후 처음 맞은 생일, 시아버님께서 꽃바구니와 함께 보내 주신 카드 내용이었다. 직장 동료들은 꽃바구니를 보며 멋쟁이 시아버지라고 했지만 나는 카드 내용에 가슴이 더 몽글몽글해졌다.

매년 며느리의 생일을 챙겨 주시고, 며느리의 입이 궁금할까 봐 주전부리를 사다 주시는 시아버지가 어디 흔할까? 아들을 듬직한 남자로 키워 주신 것도, 그 아들과 짝꿍이 되게 해 주신 것도 감사한데 가족으로 사랑받는 기쁨을 느끼게 해 주시니 아버님께는 늘 감사한 마음뿐이다.

아버님은 맥주를 좋아하는 며느리를 위해 종종 댁에 맥주를 사다 놓으신다. 친정 엄마는 어디 며느리가 시아버지와 술을 마시냐며 타박하시지만 나는 아버님과 술잔을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참 편안하고 좋다. 아버님의 어린 시절이나 직장 생활 이야기, 시부모님의 젊은 시절 이야기, 남편의 어린 시절 이야기 등을 듣다 보면 내가 함께하지 못한 시간을 공유하며 가족으로서의 추억이 풍성해지는 느낌이다.

요즘 아버님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말씀은 퇴직 후 삶에 대한 것이다. 아버님은 올해 36년간의 직장 생활을 마무리하시고 정년퇴직을 하신다. 이른 아침에 꾸역꾸역 일어나 출근 준비를 하다 보면 문득, 아버님은 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렇게 출근을 하셨겠구나 싶어 존경심이 든다. 오랜 시간 직장 생활을 하며 분명 힘들고 고된 일도 많으셨을 텐데 성실하게 자리를 지키시며 인정받으셨으니 참 자랑스럽다.

아버님께서는 자격증도 따고 귀농 준비도 하며 퇴직 후의 삶을 차근차근 대비하셨다. 친정 아빠는 퇴직 후 기쁨보다는 상실감과 두려움을 더 많이 느끼시는 듯해 마음이 아팠는데, 아버님은 오랫동안 준비하신 만큼 기대와 설렘만으로 인생 2막을 시작하셨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담아 오늘은 내가 아버님께 카드를 써 보려 한다.

“한평생 저희 가족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제는 저희가 아버님의 든든한 후원자가 될게요. 아버님이 무얼 하시든 뒤에서 저희가 응원하고 있다는 걸 기억해주세요. 새롭게 시작하는 아버님의 인생이 찬란하게 빛나기를 기도합니다.”

하나뿐인 며느리 이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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