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헌장 위해 IOC와 협력”
‘도미노 보이콧’ 가능성 낮아져
내년 1월부터 EU 순환 의장직
유럽 주도권 경쟁 본격화 전망
내년 4월로 예정된 대선에서 연임 도전이 확실한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사진) 대통령이 ‘파이브 아이즈’(미국·영국·캐나다·호주·뉴질랜드 4국 정보 공유 동맹체), ‘오커스’(미국·영국·호주 3자 안보 협의체)를 중심으로 한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 ‘외교적 보이콧’ 행렬에 동참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주도의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열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프랑스의 입장은 서방국 간 이견을 노출한 것으로, 냉전 시대 같은 이념 기반의 ‘도미노 보이콧’ 재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유럽연합(EU) 순환 의장직을 맡게 된 마크롱 대통령은 “강하고 독립적인 EU를 만들겠다”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퇴임 이후의 리더십 공백을 채우겠다는 야심도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은 9일 미국·영국 등의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대한 외교적 보이콧을 “상징적인 차원의 사소한 일”이라고 평가절하하면서 “(올림픽 참석 문제를) 정치화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선수의 안전을 보장하는 올림픽 헌장을 지키기 위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프랑스는 지난 9월 오커스 출범을 두고 미국과 대립한 이후 ‘자주’ ‘자치’ 등의 메시지를 지속해서 내 왔다.
또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장장 3시간이 넘도록 계속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의 목표는 강하고, 완전히 독립적이며, 자유롭게 선택하고, 자신의 운명을 책임지는 유럽을 만드는 것”이라며 EU 의장국으로서의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팬데믹 위기 속에서 단일 국가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유럽 통합은 없어선 안 될 보완재”라며 “우리는 유럽인으로서 행동하고,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벨라루스와 폴란드 국경에서 벌어진 난민 위기와 관련해 마크롱 대통령은 “EU가 국경을 잘 방어해야만 ‘솅겐 구역’(유럽 내 자유로운 인적·물적 이동을 보장하는 솅겐 협정이 적용되는 지역)이 제대로 기능할 수 있다”며 국경 방어를 위한 비상 대응 메커니즘 도입을 핵심 개혁 강령으로 제시했다. 기후변화, 디지털 인프라, 안보 등 분야에서의 과감한 투자를 통한 새로운 ‘유럽식 성장 모델’을 구현하기 위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을 제한하는 마스트리흐트 조약을 사안별로 재검토해야 한다고도 했다. AP통신은 마크롱의 구상을 “중국과의 경쟁에 대응하고, 미국과 대등한 지위에 오르려는 ‘전략적 자치’”라고 평가했다. 유럽 내 주도권을 둘러싼 프랑스와 독일 간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당장 10일 프랑스 파리에서 있을 마크롱 대통령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의 첫 대면이 주목된다. 이에 앞서 이날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만난 아날레나 베어보크 독일 외교장관은 “나토는 유럽 안보의 필수적인 기둥”이라며 나토와의 결속을 강조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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