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 별동네 작은도서관에서 상인, 주민들과 지역경제와 지역화폐에 대해 국민반상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왼쪽 두번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3일 경북 성주군 별동네 작은도서관에서 상인, 주민들과 지역경제와 지역화폐에 대해 국민반상회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시장때 두업체에 41건 발주
최소 5억8000만원 일감 몰아줘
같은 주소…동일 소유주 정황도
측근, ‘회사 쪼개기’ 수법 의심

이재명TV CP…특혜취업 의혹
李캠프측 “정책 자체로 평가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자신의 측근이 운영하는 특정업체에 최소 5억8000만 원에 달하는 41건의 성남시 일감을 수의계약 형태로 몰아준 것으로 13일 나타났다. 업체 운영자는 2017년 이 후보가 대선 경선 출마 당시 SNS 선거운동에 참여했고 이후 성남시 공무원 특혜 채용 의혹도 받았던 신모 씨다. 신 씨가 성남시로부터 일감을 받으면서 한 회사 이름을 둘로 쪼개 지원받는 이른바 ‘회사 쪼개기’ 수법을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후보가 시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부터 3년간 성남시와 그 산하기관은 L·M사 두 업체에 최소 41건의 5억8000만 원 규모 용역을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업체 대표자 명의는 L사는 신모 씨, M사는 허모 씨로 달랐지만 똑같은 주소지를 사용했다. 신 씨가 M사의 실질적인 소유주였다는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성남시상인연합회는 2014년 9월 한 행사에서 신 씨를 ‘M사 대표’로 소개했다. 두 업체는 ‘세월호 침몰사고 관련 분향소 설치에 따른 물품 구입 및 장비 임차’ 용역을 1700만 원씩 함께 수주하기도 했다. 수의계약 한도를 1개 업체당 2000만 원으로 제한하는 법령을 피해가기 위해 법인을 두개로 쪼갰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성남시가 전문성 없는 이벤트 회사인 L·M사에 무리하게 수주를 몰아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성남시는 L사에 ‘삶의 질, 세계 100대 도시 지표를 활용한 인포그래픽’ 일감을 줬는데, L사는 이를 자체 제작하지 못하고 또 다른 업체에 재하청했다. 성남시는 이러한 인포그래픽이 담긴 프레젠테이션(PPT) 파일 10장을 제출받고 1940만 원을 L사에 지불했다. 또 교육훈련 전문기관이 아닌데도 L사에 재난안전 교육을 맡겨 성남시의회에서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야당 관계자는 “경쟁을 거치지 않고 수의 계약 형식으로 이렇게 많은 일감을 따내는 것은 정상적인 의사 결정 구조에선 불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신 씨는 이 후보가 2017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 출마했던 당시 ‘이재명TV’ 프로듀서로 활동했다. 같은 해 7월에는 성남시 정책기획과 공무원으로 채용됐다. 당시 업무 경력이 없는 신 씨 채용을 두고 경기도의회에서 특혜 논란이 일었다. 이후 신 씨는 코나아이가 경기지역화폐 운영권을 따낸 직후 코나아이 부장급 직원으로 이직했고 곧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지역화폐 사업은 소상공인 지원 면에서 성공한 사례라는 정책 자체로 평가돼야 한다”고 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서종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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