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20명도 안되는 소조직
잘못된 판단에 민간인 피해 커”


워싱턴=김남석 특파원

미군이 시리아 내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6년간 쏟아부은 폭탄·미사일 11만여 발 대부분이 군 수뇌부가 아닌 극비 공격부대 ‘탈론 앤빌(Talon Anvil)’의 지시를 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IS 공습이 엄격한 규정에 따랐다는 미군 주장과 달리 공습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탈론 앤빌의 판단 때문에 수많은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했다는 지적이다.

12일 뉴욕타임스(NYT)는 다수의 미국 전·현직 군인 및 정보 관계자들을 취재해 탈론 앤빌이라고 불리는 극비 부대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6년간 시리아 내 IS와의 전투에서 적 지휘소와 병력, 수송부대, 차량폭탄 등 미 공군의 타격 목표를 결정하는 역할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20명도 채 되지 않는 이 소규모 부대는 평면스크린으로 어수선한 비밀 사무실에서 3교대로 근무했다. 부대원들은 덥수룩한 수염에 계급·군복도 없이 이름을 사용하고, 반바지에 크록스나 버켄스탁을 신고 일하는 등 외견상 전혀 군인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당시 연합군 지상군의 정보와 비밀 전자 도청, 드론 촬영사진 및 기타 정보 등을 활용해 적의 목표물을 찾아낸 뒤 공습을 요청하거나 프레데터·리퍼 등 드론 공격을 지시하는 역할을 했다.

탈론 앤빌은 교전수칙을 엄격하게 지키는 대신 효율적으로 적을 섬멸하는 데 집중해 큰 전투 성과를 거뒀지만 동시에 수많은 민간인 피해자를 양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6∼2018년 당시 기밀 임무를 맡았던 전 공군 정보장교는 “그들(탈론 앤빌)은 무자비하게 효율적이고 일을 잘했다”면서도 “또한 많은 나쁜 공습을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이 때문에 일부 조종사는 인구밀집지역의 목표를 타격하기 위해 폭탄을 투하하라는 지시를 거부했고,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은 민간인을 고려하지 않는 대규모 공습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탈론 앤빌 내부에서도 일부 대원은 비전투원들로 보이는 인원을 목표로 한 공습에 반대하기도 했다.
김남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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