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국가 중 호주에 주요무기 첫 수출… 4조원대 천궁Ⅱ 기록 경신 주목
한화디펜스가 호주에 약 1조 원대의 K9 자주포 수출에 성공했다.
한화디펜스는 13일 호주 정부와 K9 자주포 수출 공급 계약을 체결해 K-방산 수출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한화디펜스와 호주 국방부획득관리단(CASG) 간 계약 주요 내용은 사업예산 7600억~1조900억 원으로 자주포 30문, 탄약운반차 15대 규모로 알려졌다. 연내를 목표로 추진 중인 약 2조 원대 이집트 K9 수출에 최종 성공할 경우 K9 수출 총액은 5조 원대로 지금까지 방위산업 사상 최대 수출 기록을 세운 35억 달러(약 4조 원) 규모의 LIG넥스원의 천궁Ⅱ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K9은 지난 2001년 터키를 시작으로 폴란드와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600여 문이 수출됐으며, 금번 호주와의 계약으로 K9 수출 국가는 7개 국가로 늘어났다.
◆호주와 1조 원대 수출 계약
호주와의 K9 판매계약은 13일 문재인 대통령과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캔버라 국회의사당에서 양국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가운데 체결됐다. 호주 정부는 육군 현대화 노력의 일환으로 ‘LAND 8116’ 자주포 도입 사업을 추진해 왔으며, 2020년 9월 한화디펜스의 K9 자주포를 단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최종 협상을 진행해 왔다. 계약 체결에 따라 한화디펜스는 호주 육군에 K9 자주포 30문과 K10 탄약운반장갑차 15대를 공급하게 된다. 이는 K9 자주포를 미국이 이끄는 첩보동맹인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국가에 처음 수출하는 것이며,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주요 무기체계를 호주에 수출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호주 육군이 운용할 K9 자주포는 덩치가 큰 거미라는 뜻의 ‘헌츠맨(Huntsman)’으로 명칭이 지어졌으며, 기존 K9 자주포 대비 방호력과 감시·정찰 능력이 강화된 제품이 납품될 예정이다. 특히, 호주 빅토리아주 질롱시에 자주포 생산시설을 건립해 현지에서 자주포 생산 및 납품을 진행할 예정이다. 호주 방위산업 활성화는 물론 한·호주 방산협력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디펜스 측은 “이번 계약은 세계 자주포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K9의 우수성과 신뢰성을 다시 한 번 입증한 쾌거”라며 “국내 방산기업 최초로 해외 생산거점을 확보함으로써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두 방산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집트 K9 수출 성공 시 5조 원대…단일 품목 최다 기록 세울까
한화디펜스는 유럽·아시아 등에서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국산 ‘K9 자주포’가 이번엔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수출 성과를 낼지 주목받고 있다. 제조사인 한화디펜스가 세계 3위의 무기 수입국인 이집트 시장 진입을 위한 수출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화디펜스는 지난달 말부터 12월 2일까지 진행된 이집트 방위산업전시회(EDEX 2021)에 참가해 이집트 군에 K9자주포 30문 및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을 묶음 상품(패키지 방식)으로 판매하기 위해 당사국과 협의를 진행했다. 약 2조 원대 규모의 K9 이집트 수출에 최종 성공할 경우 역대 K9 수출 총액은 5조 원대로 늘어나게 된다. 탄도미사일 요격미사일 천궁Ⅱ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UAE)에 수출한 대기록을 경신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유럽·아시아 등 일대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은 ‘K9 자주포’에 대한 관심은 이집트 현지에서도 뜨거웠다. 이집트는 군 현대화 일환으로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K9 자주포 패키지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디펜스는 K9 자주포 완제품 납품과 기술이전, 더 나아가 현지생산 방식 수출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양한 환경에서 주행이 가능한 뛰어난 기동성으로 현재까지 터키, 폴란드, 인도, 핀란드,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에 600문을 수출했다.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K9은 2000~2017년 572대가 수출돼 같은 기간 세계 자주포 시장에서 48%의 점유율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189대가 수출된 독일 판저하우비츠2000(PZH2000), 3위는 175대가 수출된 프랑스 카이사르, 4위는 128대가 수출된 중국 PLZ-45였다. K9이 자주포 시장의 베스트셀러로 떠오른 까닭은 높은 가성비 때문이다.
PZH2000과 어깨를 견주는 고성능에도 불구, 가격은 훨씬 저렴해 우리나라와 유럽 선진국은 물론 세계 주요 신흥국들이 잇따라 도입하고 있다. 올해 11월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및 전 세계 주요국에서 총 1700여 대가 운용되고 있다.
◆진화하는 K9
K9은 국방과학연구소(ADD)의 주관 아래 1998년 처음 개발됐으며 한화디펜스가 생산 중이다. 포 구경은 155㎜, 최대 사거리는 40㎞에 달한다. 자동화된 사격통제장비, 포탄 이송과 장전장치를 탑재해 급속발사 시 15초 이내에 초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다. 3분 동안 사격 시 분당 6~8발을 쏠 수 있다. 1시간 동안 지속 사격 시에도 분당 2~3발의 사격 능력을 구현한다.
최신 탱크 못지않은 뛰어난 기동성으로 산악이 많은 지형은 물론이고 광활한 평원이나 혹한의 설원, 뜨거운 사막이나 습하고 복잡한 정글 등에서도 원활하게 주행·기동할 수 있어서 기후와 지형이 다른 여러 나라에 수출하기 적합하다.
K9 탄생 이후 2030년대까지를 목표로 총 3단계의 추가적인 성능개량이 추진되고 있다. 첫 번째 개량형인 ‘K9A1’ 모델은 2018년부터 실전배치 됐는데 주 엔진의 가동 없이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이는 보조동력장치(APU)가 달린 덕분에 가능해졌다. 또한 조종수의 야간잠망경을 ‘열상형’으로 바꿔 주야간 임무 수행이 가능해졌다. 자동사격통제장치도 향상돼 실시간 탄약현황을 더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됐다.
현재 두 번째 개량형인 ‘K9A2’ 모델의 개발은 2027년 전력화를 목표로 진행되고 있다. 이 모델의 가장 큰 특징은 ‘고반응화포’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이는 탄약장전을 100% 자동화할 수 있는 자동화 포탑을 탑재하는 것이다. 그만큼 분당 발사속도가 기존의 6발보다 1.5배가량 빨라지게 되며 탄약 장전을 위한 승무원이 필요 없게 돼 더 적은 인원만 탑승해도 자주포를 운용할 수 있게 된다. 고반응화포 기술 개발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디펜스가 함께 2016년부터 시작해 올해 9월 완료한 상태다. 이 모델의 사거리는 기존(40㎞)보다 증가해 54㎞에 이른다.
원격사격통제체계(RCWS) 탑재도 K9A2의 특징 중 하나다. 이것이 적용되면 승무원의 생존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 밖에도 냉방장치, 자동소화 장치 등이 K9A2에 추가됐다.
한화디펜스는 자주포의 본산이라고 할 수 있는 영국 육군 자주포 시장 문도 두드린다. 개량형인 K9A2로 영국 자주포 시장에 진입하겠다는 게 한화디펜스의 목표다. 영국은 2026년부터 자동화 포탑과 원격 구동 기술 등이 적용된 차기 자주포를 도입, 노후화한 기존 자주포를 대체할 방침이다. 영국의 최종 사업자 선정은 2026년이며 전력화 시점은 2029년이다. K9A2는 독일 KMW의 명품 자주포 PzH 2000, 독일 라인메탈의 HX3, 스웨덴 BAE보포스의 아처(Archer)와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세 번째 성능개량형인 ‘K9A3’ 모델은 2030년대 실전배치되는 것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가장 큰 특징은 사거리가 70~100㎞로 대폭 늘어나고, 첨단 무인화 기술이 접목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사격통제 기술과 원격주행 기술이 적용된다.
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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