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 이동 단층으로 피해 적어
전문가 “인근서 3.0 이상 수차례
향후 큰 지진 발생 가능성 충분
장기간 여진 가능성 대비해야”
‘지진 안전지대에서 강진이 발생한 이유는?’
규모 2.0 이상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그간 ‘지진 청정지역’으로 꼽혔던 제주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해 지역사회가 충격에 휩싸였다. 전문가들은 “이번 지진 발생 지역 인근에서 2000년대 이후 규모 3.0 이상 지진이 수차례 발생했고 미세한 지진도 빈번했던 만큼 강진 가능성을 이미 내포하고 있었고 앞으로도 안심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15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19분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발생 깊이는 17㎞ 정도로 추정되는데, 주향이동단층인 만큼 해일까지 초래하지는 않은 것으로 기상 당국은 판단했다. 이번 지진은 2017년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발행했던 규모 5.4 지진 이후 가장 크고,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시작한 1978년 이후 역대 공동 11번째 규모에 해당된다.
이 정도 강진을 처음 경험한 제주 주민들은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난 현재까지 공포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제주 제주시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는 김모(38) 씨는 “전날 오후 진료를 보는데, 건물이 5초 정도 심하게 흔들려 환자와 함께 그대로 얼어붙었다”며 “또다시 지진이 발생하지는 않을지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문화일보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최근 5년간 지진 연보를 살펴본 결과, 이 기간 제주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발생한 경우는 단 3차례(2016년 1건·2019년 2건)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대구·경북과 동해 일대에서 규모 2.0 이상 지진이 각각 358건, 77건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수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 지진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유상진 기상청 지진화산정책과장은 “일본 지진과의 연관성 등 이번 지진 원인에 대해선 추가적인 조사·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이미 2005년 규모 3.9, 2010년 3.2, 2014년 3.4 등 이번 지진 진앙 반경 50㎞ 이내에서 수차례 강한 지진이 있었던 만큼 지진 발생 원인을 내포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잘 인지하지 못했지만 사실 제주 서쪽과 동쪽 해안을 따라 남북 방향으로 지진대가 길게 늘어서 있어 작은 지진이 빈발했고 이번 지진도 충분히 예상 가능했다”며 “이번 지진은 한반도에서 예상할 수 있는 수준보다 깊은 17㎞ 깊이에서 발생해 큰 여진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인근 지역에서 작은 지진도 빈번했던 만큼 추후 또 다른 큰 지진이 발생할 개연성도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육지가 아닌 바다에서 발생한 데다, 단층의 상반과 하반이 수직이 아닌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이어서 피해가 덜했던 것으로 분석했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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