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 200만대 선적·하역하는 곳
글로벌 선사 첫 전용공간 마련
자동차 물류대란 조짐 선제대응
현대글로비스가 ‘유럽 물류 관문’으로 불리는 독일 브레머하펜항(港)에 글로벌 선사로는 처음으로 전용 선적 공간을 확보했다. 브레머하펜항은 연평균 200만 대의 자동차가 드나드는 유럽 최대 자동차 항만 중 하나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 확산으로 주요 항만의 물류 대란이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선제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어서 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전 세계 자동차 물동량은 올 들어 20% 가까이 증가하면서 체선(선박이 하역 작업 순서를 기다리는 상태)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글로비스는 15일 브레머하펜항에 3개 선석(船席·선박을 계류시키는 시설)과 약 10만㎡의 야적장(차량 5000대 분량) 등 전용 선적 공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터미널 운영 주체인 독일 BLG로지스틱스와 합자회사 ‘BLG 글로비스 BHV’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독일 북부 브레멘주에 자리한 브레머하펜항은 독일 벤츠·폭스바겐·BMW 등의 유럽발 완성차 선적이 이뤄지는 곳으로 ‘자동차 해상 물류의 심장’으로도 불린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로써 한국과 미국, 유럽에까지 일관 물류체계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2015년 평택항에 자동차 전용부두를 마련한 데 이어 2019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항에 완성차 야적장을 추가 확보해 축구장 143개 면적인 100만㎡ 부지를 전용 중이다. 현대글로비스는 이를 발판 삼아 비계열 매출 증가 폭을 더욱 육성할 방침이다. 지난해 유럽 최대 완성차 제조사 폭스바겐그룹과 5년 장기 해상운송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실제로 해운 사업에 뛰어든 2010년 12%에 불과했던 비계열 매출 비중은 2016년 40%, 2017년 42%, 2018년 44%, 2019년 52%로 늘었으며, 올 3분기에는 60%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관련 업계는 현대글로비스가 자동차 물류 대란 가능성에 대한 대비책을 적극적으로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올 들어 글로벌 주요 선사의 자동차 물동량은 전년 대비 16% 증가한 162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박에서 화물을 내리는 데 통상 2~3일 걸리던 양하 기간도 현재 2배 이상으로 늘어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선 전용 터미널을 우선 활용할 선석을 확보했다는 것은 체선 기간을 단축해 물류 효율화를 크게 높일 수 있는 발판을 확보했다는 의미”라며 “물류 대란을 피할 수 있는 효과적인 해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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