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원가’ 공개 파장
SH 재정적 타격 입을 우려 커
“민간업체 분양가 영향 적을 것”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공 아파트의 분양 원가를 전격 공개하기로 하자,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결정은 SH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춰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는 목적에서 단행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SH가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아파트 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를 크게 떨어트리지 못하면서 ‘로또 분양’ 문제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서울시·SH에 따르면 두 기관은 SH가 건설한 아파트의 분양 원가와 원가 산정 기준 71개 항목을 전면 공개한다. 아파트 분양 원가를 산정해 공개하는 것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건설원가 61개 항목과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이 공개된다. 택지조성원가 항목은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이다. 첫 공개지는 지난 9월 준공 정산을 마친 고덕강일4단지다. 이 아파트의 총 분양원가는 1765억800만 원이다. 택시조성원가는 ㎡당 271만7119원, 건설원가는 ㎡당 208만6640원이다. 3.3㎡(1평)당 분양원가는 1100만~1200만 원 선이다. 모집 공고 기준 분양가는 3.3㎡당 1870만 원이다.
민간 건설사가 고덕강일4단지 주변에 공급한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고덕강일4단지보다 20~30%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두 기관은 “아파트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낱낱이 공개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SH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분양가 거품을 제거하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미 서울 전역에 분양가상한제 등의 가격 규제책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 건설사의 분양가 책정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SH는 공공주택으로 거둔 이익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주거복지 사업에 투입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런 ‘교차보조’를 태생적으로 해야 하는 회사에서 전체적인 손익을 고려한 원가가 아닌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원가를 공개하면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SH 재정적 타격 입을 우려 커
“민간업체 분양가 영향 적을 것”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공공 아파트의 분양 원가를 전격 공개하기로 하자, 전문가들이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결정은 SH가 공급하는 아파트의 분양가를 낮춰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꾀하겠다는 목적에서 단행됐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SH가 재정적 타격을 입을 수 있으며 아파트 질 저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 민간 아파트의 분양가를 크게 떨어트리지 못하면서 ‘로또 분양’ 문제만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16일 서울시·SH에 따르면 두 기관은 SH가 건설한 아파트의 분양 원가와 원가 산정 기준 71개 항목을 전면 공개한다. 아파트 분양 원가를 산정해 공개하는 것은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건설원가 61개 항목과 택지조성원가 10개 항목이 공개된다. 택지조성원가 항목은 △용지비 △용지부담금 △조성비 △기반시설설치비 △이주대책비 △직접인건비 △판매비 △일반관리비 △자본비용 △그 밖의 비용이다. 첫 공개지는 지난 9월 준공 정산을 마친 고덕강일4단지다. 이 아파트의 총 분양원가는 1765억800만 원이다. 택시조성원가는 ㎡당 271만7119원, 건설원가는 ㎡당 208만6640원이다. 3.3㎡(1평)당 분양원가는 1100만~1200만 원 선이다. 모집 공고 기준 분양가는 3.3㎡당 1870만 원이다.
민간 건설사가 고덕강일4단지 주변에 공급한 아파트의 3.3㎡당 분양가는 고덕강일4단지보다 20~30% 더 비싼 것으로 분석됐다. 두 기관은 “아파트 분양원가를 투명하게, 낱낱이 공개해 시민들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SH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분양가 거품을 제거하는 효과도 거둘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윤지해 부동산114 선임연구원은 “이미 서울 전역에 분양가상한제 등의 가격 규제책이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아파트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 건설사의 분양가 책정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SH는 공공주택으로 거둔 이익을 적자가 날 수밖에 없는 주거복지 사업에 투입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며 “이런 ‘교차보조’를 태생적으로 해야 하는 회사에서 전체적인 손익을 고려한 원가가 아닌 개별 프로젝트 단위로 원가를 공개하면 수익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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