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초유의 ‘R·N·A 대선’
잇단 본인·가족의혹 ‘혐오대선’
진중권 “다가올 5년이 무섭다”
유권자 무관심 투표율 최악 우려
“대통령의 비전·능력검증 통해
차선 아닌 차악이라도 찾아야”
82일 앞으로 다가온 내년 3월 9일 대선이 ‘더 좋은 후보가 아니라 덜 나쁜 후보’를 선택하는 비호감, 혐오 대선으로 치러질 조짐을 보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후보 본인뿐 아니라 후보 배우자와 자식 등 ‘가족 리스크’까지 불거지면서 유권자의 대선 무관심과 실망감이 극에 달하고 있다. 나라의 미래와 비전을 위한 정책과 공약은 실종된 채 정치 불신을 넘어선 희화화가 심화하면서 이번 대선이 역대 최악의 투표율로 귀결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결국 해법은 정책·비전 대결로 돌아가는 방법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후보들도 ‘내가 덜 나쁘다’가 아니라 ‘내가 더 좋은 후보다’라는 선거 캠페인을 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7일 “대통령 선거가 성인군자를 뽑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평균 이상의 시민 정도는 돼야 하는 게 국민의 희망일 것”이라며 “평균에도 못 미치는 후보나 가족의 행태를 보면서 국민이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 절망감이나 불신감이 커지지 않을까 굉장히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뽑고 싶은 사람은 없고, 내 표가 아깝다는 생각만 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치판이 사람을 질리게 한다. 희망이 안 보인다. 다가올 5년이 무섭다”고 밝혔다.
유권자의 실망감은 유권자들의 투표 포기로 이어질 수 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유권자가 냉소적이 돼 투표율이 낮아질 수 있다”며 “이로 인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더 심화할 수 있다”로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유권자가 지지 후보를 떠나서 ‘도대체 이 선거가 의미가 있나’라고 생각할 지경에 이르렀다”며 “양당 모두 후보에 대한 회의론이 일어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예상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후보의 역량, 자질 검증이 95%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부수적이어야 하는데 우리는 동등한 비중을 두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무슨 정책이 나오겠나”라고 지적했다.
정책 선거가 외면받게 되는 선거 흐름이지만, 정책 선거를 포기하면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채 교수는 “대통령으로서 자격과 능력, 비전, 정책을 검증하고 유권자의 공감을 얻는 구도로 바꿔야 한다”며 “네거티브를 통해 반사 효과를 노리는 것은 구태”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국민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 번씩 진지하게 생각을 해 보고, 차선이 아니라 차악이라도 진지하게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홍 의원도 “이젠 그만들 하시고 대통령선거답게 해 달라”며 “꿈과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의 미래 비전을 보여 달라. 국민에게 더 이상 혹독한 시련을 주면 그건 죄악이다”고 밝혔다.
이후민·조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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