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률 20% 웃도는데
금리는 전달보다 1%P 인하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전 세계가 돈줄 죄기에 나서고 있지만 유독 역주행이 돋보이는 나라가 있다. 바로 터키다. 터키 물가상승률은 20%를 웃돌고 있지만 중앙은행은 16일 넉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최저임금을 무려 50%나 높이는 정책이 나왔지만 물가상승과 금리 인하로 화폐가치가 크게 낮아져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오히려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터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15%에서 14%로 1%포인트 내렸다. 11월 전년 동기 대비 20.7% 상승한 터키 소비자물가지수를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물가가 높을 경우 금리를 올리는 일반적 통화정책과는 반대 방향이기 때문이다. 터키의 역주행은 9월부터 벌써 넉 달째다. FT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금리를 낮춰 차입 비용을 줄이면 수출, 투자, 고용이 급증해 궁극적으로 통화를 안정시키고 물가를 낮출 것이라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급격한 물가상승 탓에 터키는 이날 내년도 최저임금을 50% 인상한 4250리라(약 32만 원)로 정했으나 달러로 환산한 실질임금은 외려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역주행 정책으로 달러화 대비 리라화 가치가 올해 들어 절반 이하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초 환율 기준 내년도 터키의 최저임금은 약 380달러(45만 원)에 달했으나,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약 270달러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임정환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