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경기 양주소방서 119구급차에서 세상으로 나온 장모(34) 씨 부부의 아기 ‘민초’(민트초코·태명)가 같은 날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누워 있다. 엄마·아빠의 확진 속에서 민초는 20일 오전 기적처럼 음성 판정을 통보받았다.  장모 씨 제공
지난 18일 경기 양주소방서 119구급차에서 세상으로 나온 장모(34) 씨 부부의 아기 ‘민초’(민트초코·태명)가 같은 날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누워 있다. 엄마·아빠의 확진 속에서 민초는 20일 오전 기적처럼 음성 판정을 통보받았다. 장모 씨 제공
■ ‘구급차 아기’에 애타는 아빠

16곳 거부에 구급차서 출산
부모 확진에도 아기는 ‘음성’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우리 ‘민초’(태명) 제발 무사하기를….”

경기 양주소방서 119구급차에서 아기를 출산한 산모의 남편 장모(34) 씨는 20일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아직 아기를 따뜻하게 안아주지도 못했는데 코로나19 검사부터 하게 했다”며 “오전 4시 넘어 음성 판정을 받아 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엄마·아빠의 확진 속에서 아기의 음성 판정은 코로나의 어두운 터널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한국 사회에 한 가닥 희망의 빛을 던져주면서도 신생아 관리 시스템 부재라는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장 씨와 아내는 지난 16일 둘째 출산을 위해 받은 코로나19 유전자증폭(PCR)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39주차 만삭 임신부였던 만큼 급히 병상 배정 요청을 했지만 빈 병상은 없었고, 18일 진통이 오면서 급히 부른 119구급차에서 이날 오전 1시 36분쯤 남자 아기를 출산했다. 아기는 태명을 달콤한 사랑이 담겼다는 뜻에서 ‘민트초코’ 글자를 따서 ‘민초’라고 붙였다.

장 씨는 아내가 서울의료원 응급실에 인계된 뒤에야 출산 소식을 전해 들었다. 장 씨는 “서울의료원도 코로나 확진자 출산에 준비가 안 돼 있어 응급실에서 탯줄 절단, 태반 반출 등 긴급처치만 받고 또다시 평택의 병원으로 옮겨졌다”며 “신생아를 위한 병실도 없어 확진 판정을 받은 아내가 아이를 돌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분만을 도운 박은정 경기 양주소방서 광적119안전센터 소방사는 “총 16군데 전화를 돌려도 갈 병상을 찾지 못했다”고 회상했다. 박 소방사는 “산모는 출산의 기쁨을 느끼기도 전에 ‘구급차에 있어도 되냐’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5318명 늘어 누적 57만417명인 것으로 집계했다. 위중증 환자는 997명으로 역대 세 번째로 많은 규모이고, 사망자도 54명에 달했다. 수도권 입원병상 배정과 생활치료센터 입소를 기다리는 환자는 각각 510명과 255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보름 기자 fullm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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