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합악재, 신음하는 한국기업 - 석유사업 등 수익성 급속 악화

국내 산업 구조가 제조업 및 탄소 다(多)배출 업종에 치우쳐져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급격한 탈(脫)탄소 정책을 추진하면서 기업 부담도 덩달아 크게 가중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탄소 중립 정책 추진 속도는 주요국 중 가장 빠르지만, 정책 지원은 턱없이 부족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을 중심으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일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제조업 비중은 지난 2019년 국내총생산(GDP) 기준으로 28.4%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철강, 화학, 정유 등 탄소 다배출 업종의 GDP 비중 역시 8.4%에 달했다. 이는 주요 5개 국가(미국·영국·독일·프랑스·일본)의 평균 제조업 비중(14.4%)과 탄소 다배출 업종 비중(4.2%)을 두 배가량 웃도는 수준이다.

급격한 탈탄소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표 산업으로는 국내 석유 산업을 꼽을 수 있다. 석유 산업은 국가 기간 산업이자 대표적 수출 산업이지만 탈탄소 정책에 따른 비용 증가로 수익성이 크게 약화하고 있다. 조준상 대한석유협회 산업전략실장은 “정유 산업의 경우 오는 2050년까지 총 피해비용이 약 80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며 “과도한 감축 목표는 자칫 국내 전체 산업 축소 및 공장 가동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탄소 감축 기간이 다른 주요국과 견줘 턱없이 짧다는 점이다. 한국의 산업부문 탄소배출량 정점 연도는 2014년(OECD 데이터 기준)으로 감축 기간(2050년 기준)이 36년 소요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재계 관계자는 “한국은 탄소 감축 기술 개발에 뒤늦게 뛰어들어 선진국 대비 기술 수준도 4~5년가량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획기적 탄소 감축 기술 확보를 위한 정책지원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병철 기자 jjangbe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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