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방역수칙 맞춰 진행
“여러분 신났으면 소리 지르지 말고 박수!”
18일부터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전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이 개편됨에 따라 대중음악 콘서트 현장이 또다시 술렁대고 있다. ‘위드 코로나’와 함께 2년 만의 공백을 뚫고 겨우 대면 콘서트가 재개되는 듯했으나 방역지침이 훨씬 강화되면서 공연 강행을 두고 비판 여론도 일고 있다.
19일 NCT 127(사진)의 콘서트가 열린 서울 고척스카이돔에는 2년 만에 마주하는 팬과 아티스트의 흥분과 긴장이 고요하게 흘렀다. 방역지침에 따라 입장 인원과 공연 시간이 제한되고, 공연장 내 함성, 구호, 기립이 금지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가 연출됐다.
원래 약 2만 명이 들어가는 공연장이지만 최대 5000명으로 제한되면서 사흘간 총 1만5000명이 입장하는 데 그쳤다. 입장객들도 일체의 ‘떼창’ 없이 오로지 박수와 연두색 야광봉으로 응원을 보냈다. 멤버 쟈니가 상의를 탈의하는 댄스 퍼포먼스를 하고, 도영과 재현이 콘서트에서 처음 소개하는 솔로곡을 불러도 함성 하나 없었다. 마지막 인사에서 멤버 해찬은 “정말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 2년 11개월 만이라고 하더라. 다음에 만날 때는 기존 콘서트처럼 떼창도 하고 함성도 듣고 싶다”며 아쉬워했다.
이날 공연은 대면 콘서트와 함께 브이 라이브를 통해 온라인으로 실시간 생중계됐다. 강화된 거리두기로 줄어든 관객들을 대리 수용하는 방편이 됐다. SM 측은 “갑자기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어느 때보다 방역 관리에 힘을 썼다. 멤버들도 중간 멘트로 안내방송을 했다”면서 “공연 수익과는 별개로 이렇게라도 팬들과 만날 수 있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같은 날 나훈아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옛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콘서트를 진행했다. 지난주 코로나19 감염자 폭증에도 불구하고 부산 공연을 강행하면서 비난을 받은 이후였다.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나훈아는 방역과 관련된 멘트를 많이 했다. 그는 “욕을 먹는 것도 알고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있는 것도 알지만 내가 모범적으로 잘해야 한다”며 “답답해도 입 벌리지 말고 ‘음’으로 대신해 달라”고 당부했다. 나훈아 서울 공연에는 사흘간의 5차례 동안 2만5000명이 관람했다.
이 밖에도 연말연시 대목을 맞아 다양한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 우려와 관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 크리스마스가 낀 이번 주말에는 이문세, 이승철, 김장훈, 백지영, 이찬원 등이 콘서트를 연다. 하지만 거리두기 개편에 따라 방역지침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4∼25일 서울 목동 로운아트홀에서 콘서트를 여는 김장훈은 “소극장 100회 콘서트를 진행하다가 86회에서 멈춘 지 2년이 지났다. 더 열심히 살면 언젠가 무대에 설 때 훨훨 날아가리라는 희망으로 2년을 하루같이 연습했다”며 “다이어트와 운동으로 목소리와 건강, 미모가 좋아졌다. 제가 어찌 살았는지 와서 확인하고 저도 여러분이 어찌 살았는지 알고 싶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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