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대선 정국이다. 여야 유력 대선 후보들의 선심성 공약들이 봇물 터지듯 연일 뉴스에 오르내린다. 이런 와중에 문재인 정부는 홀로 ‘유산 정리’에 바쁘다. 각 부처는 청와대 지시에 따라 문재인표 정책 성과 수집과 홍보에 여념이 없다. 경제 분야도 마찬가지다. 그 선두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있다. 홍 부총리의 정책 성과를 요약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코로나19로 인해 망할 뻔했는데, 훌륭한 정책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홍 부총리가 쓴 정책은 다름 아닌 ‘재정’이다. 지난주 기재부는 재정운용전략위원회에서 지난해 기준 일반정부·공공부문 부채와 올해 재정정책 운영 성과를 공개했다. 기재부는 2021년도 재정정책의 성과라며 “확장적 재정 운용을 통해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 코로나가 남긴 양극화 해소, 포스트 코로나시대 선도국가 도약기반 조성을 뒷받침하고, 사상 최대 재정 조기 집행 등으로 ‘확장재정→ 빠른 경제회복→ 세수확대’의 선순환 구조를 정착시키는 성과도 거양”했다고 자화자찬했다. 특히 재정집행 노력 결과 매 분기 경제성장률이 올랐고, 빠른 경기회복으로 경기 선순환 구조가 정착됐다고 거들었다. 이 같은 성과에 든 비용 역시 ‘크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지난해 일반정부 부채(D2)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48.9%(945조1000억 원)로 전년보다 6.8%포인트 늘었고, 공공부문 부채(D3)는 66.2%(1280조 원)로, 전년 대비 7.3%포인트(147조4000억 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한다. 증가 폭이 역대 최대인데도 별것 아니라고 한다.
위기 상황에서 재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에 대해 재론하고 싶진 않다. 하지만 정말 정부 얘기처럼 이런 천문학적 재정 투입으로 경제가 살아났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같은 날 정부가 발표한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서 정부는 2020년 기준 모든 소득분위(5분위 기준)의 가계소득이 증가하며 전체 가계소득이 3.4% 증가했고, 분배 측면에서도 고소득층과 저소득층 간 차이도 줄어들었다고 자찬했다. 실제로 전년에 비해 소득은 3.4% 늘었는데, 이 중 근로소득은 1.7% 는 반면, 공적이전(정부 현금지원)은 31.7%나 늘었다. 사업소득은 1.4% 줄었다.
쉽게 말해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돈을 쥐여 줘서 소득이 개선됐다는 얘기다. 홍 부총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적 이전소득 증가를 자랑했다. 이쯤 되면 앞뒤 가릴 것 없이 문제점·부작용마저도 성과로 포장하고 자랑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재정 투입이 산업을 부양하고 혁신에 쓰였다는 흔적은 찾기 어렵다. 실제로 성장동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지난달 말 기재부가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이 전월보다 1.9% 감소하며 1년 6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감소했다. 광공업 생산, 서비스업 생산 등 전산업의 경기 개선 흐름이 악화되고 있다. 기업이 어떤 성장 동력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혈세를 물 쓰듯 하는 게 잘하는 게 아니라 재정을 절약하며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게 잘하는 것이다. 어디서 이런 뻔뻔함이 나오는지 궁금하다. 옆에서 바라보는 국민이 오히려 더 낯 뜨거울 정도다.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