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밀·과대 학교가 전면등교를 중단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기 시작한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위중학교에서 2학년 과학수업이 원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밀·과대 학교가 전면등교를 중단하고 등교수업과 원격수업을 병행하기 시작한 20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장위중학교에서 2학년 과학수업이 원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학부모 “3분의2 등교 의미있나”
‘수업일수 채우기용’ 비판 봇물
지역·학교별 방침 제각각 논란


강화된 코로나19 방역 조치에 따라 20일부터 수도권 모든 학교와 비수도권 과대·과밀 학교가 대면수업과 원격수업 병행에 들어갔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전면등교 한 달여 만에 재조정된 등교지침에 대해 ‘수업일수 채우기용’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겨울방학이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조기방학도 아닌 갑작스러운 원격수업 전환은 교육의 질을 담보하지 못하고, 돌봄 공백 등 혼란만 초래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교육 당국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수정된 학사일정이 진행됐다. 서울의 경우 밀집도 제한 기준이 교육부가 제시한 6분의 5보다 강화된 3분의 2로 제한돼 초1·2학년이 매일 등교하면 3∼6학년은 절반만 등교가 가능하도록 했다. 경기도는 교육부 방침을 원칙으로 하면서도 학교별로 3분의 1만 등교하거나 전면등교도 가능하도록 했다. 비수도권은 코로나19 확산 상태에 따라 확산세가 심한 지역은 선제적으로 밀집도를 제한했다. 일부 지역은 조기 겨울방학을 실시했다. 확산이 비교적 덜한 지역은 과대·과밀 학교를 제외하고 전면등교를 유지했다. 이처럼 지역·학교에 따라 등교 방침이 제각각으로 달라진 가운데 학부모들은 일단 겨울방학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는 원격수업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중학생 자녀를 둔 B 씨는 “제대로 준비도 안 된 원격수업을 왜 하는지 모르겠다”며 “이럴 거면 차라리 조기방학을 하는 게 나을 것 같은데, 방학을 서두르지 않는 것은 수업일수만 어떻게든 채우겠다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교육 당국의 예측 불가능한 ‘오락가락’ 정책 지침에 대한 불만도 매우 크다. 학부모들도 정부의 방역 상황에 따라 등교지침이 변경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적어도 교육 당국이 예측 가능한 정책적 시그널을 줘야 하는데, 코로나19 발발 이후 2년 동안 꾸준히 일방적이고 즉흥적인 지침을 내려왔다고 비판한다. 이번에만 하더라도 교육부나 서울시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전면등교 방침에 변함없다”는 이야기를 반복해 왔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적어도 겨울방학 때까지 정상수업을 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원격수업으로 전환되자 대다수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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