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킹 사건 64%, 폭력·성범죄로 발전”

형사사건 1심 148건 분석

스토킹 행위 절반 이상이 폭력·성폭력 등 강력범죄로 이어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0일 한민경 경찰대 교수의 ‘법정에 선 스토킹:판결문에 나타난 스토킹 행위의 유형과 처벌을 중심으로’ 논문에 따르면,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토킹’ 단어가 포함된 형사사건 1심 법원 판결문 148건을 분석한 결과 64.2%(95건)에서 신체적 폭력 및 성폭력이 발생했다. 스토킹 사건의 절반 이상이 직접적인 신체적 위해로 발전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폭행·상해 등 신체적 폭력으로 진행된 비중이 35.8%(53건)였고, 28.4%(42건)는 성폭력으로 이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스토킹 이후 신체적 폭력과 성폭력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도 12.2%(18건)인 것으로 분석됐다.

스토킹 가해자는 피해자와 전 연인 또는 배우자였던 경우가 57.4％(85건)에 달했다. 가해자는 특히 다양한 유형의 범죄를 복합적으로 저지르는 경향이 강했다. 실제로 조사 대상인 판결문 1건당 스토킹 가해자에게 평균 4.6개의 처벌 규정이 함께 적용된 것으로 집계됐다. 범행일로부터 선고일까지의 평균 기간도 468일에 달해 법원 판결 또한 늑장 진행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토킹 초기 단계부터 피해자 신변보호 및 가해자 분리 조치를 적극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교수는 “법원 명령에 근거하지 않더라도 피해자 보호를 위한 형사사법기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