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훙 스캔들로 투표 방해”
親中 진영선 음모론 제기도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중국 당국이 주말 동안 치러진 홍콩의 입법회 선거 투표율과 대만의 국민투표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투표 독려까지 하고 나섰던 홍콩 선거는 30년 만에 역대 최저 투표율이 나왔고, 대만의 국민투표도 예상과 달리 차이잉원(蔡英文) 행정부의 완승으로 끝났기 때문이다. 중국과 대만 친중 진영에선 국민투표 패배 이유가 반중 세력이 선거일에 맞춰 유명가수 왕리훙(王力宏)의 이혼 스캔들을 터뜨렸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
20일 홍콩 RTHK에 따르면 홍콩 선관위는 전날 열린 입법회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 447만2863명 중 총 135만680명이 참여해 투표율이 30.2%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7년 홍콩이 영국에서 중국으로 반환된 이후 최저투표율이었던 2000년의 43.57%보다도 낮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심지어 39.1%라고 기록된 1991년의 투표율보다도 낮다”며 30년 만의 최저 기록이라고 전했다. 이번 선거는 홍콩의 선거제 개편으로 소위 ‘민주파’로 불리는 반중 인사들이 불참했고, 이들과 해외 망명 민주화 운동가들은 투표 보이콧과 백지투표 운동을 벌여와 당선 결과보다 투표율에 관심이 쏠렸다. 중국 당국이 이례적으로 투표를 독려하고 홍콩은 대중교통 무료 이용과 중국과의 국경지대에 투표소 설치까지 해가며 투표를 독려했지만 결과는 기대를 크게 벗어났다.
지난 18일 대만 국민투표에선 기존 여론조사 결과와 달리 미국산 락토파민 사육 돼지고기 수입금지와 4호기 원전 상업가동 등에 대한 4개 안건이 모두 부결돼 차이 행정부의 ‘친미 반중’ 성향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국민투표 가결을 주장했던 국민당 측은 투표를 앞두고 발표된 왕리훙의 이혼을 둘러싸고 그의 부인과 왕리훙 부친 간의 폭로전에 사람들의 관심이 쏠려 투표율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최근 퇴임한 후시진(胡錫進) 환추스바오 총편집인은 “왕리훙은 중국인이 아닌 미국 국적의 대만인으로, 그가 중국 연예계에서 다시 인기를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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