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밥상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물가 상승세가 계속되면서 밥상 물가가 고공 행진을 하고 있다.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를 찾은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11월 1판 5000원대였다가
지난주말 6399원에 거래돼
정부, 살처분 완화 등 검토중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산란계 농장으로 확산하고 있어 또다시 계란 가격이 오를 조짐이다. 이번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까지 강화되며 집밥 수요가 늘 전망이어서 정부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올겨울 AI로 인해 확정판정을 받은 가금류 수는 약 130만 마리, 이 중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는 59만6000여 마리다. 올 겨울철 AI 발생 15건 중 닭은 6건(육용 1건, 산란계 5건)으로 많은 수는 아니지만, 최근 12월 들며 산란계 농장으로 확산하는 속도가 높아짐에 따라 정부도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지난 10월부터 야생조류에서는 총 71건의 AI가 확인됐고, 그 수도 예년에 비해 많은 편이어서 가금농가들도 언제든 AI 바이러스에 노출될 수 있다.

AI 확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표가 바로 계란값이다. 올해 초반 AI로 인한 살처분 조치로 산란계 수가 급감하며 계란 수급에도 차질을 빚어 계란값 폭등으로 이어졌다. 정부도 계란 수입까지 동원해 가격 안정에 안간힘을 기울였다. 지난 4~7월 계란값(소매, 30개, 특란)이 평균 7500원, 많게는 8000~1만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후 점차 수급 상황이 개선되며 11월엔 5000원대로 내려왔다. 하지만 AI가 확산되기 시작하며 계란값이 다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7일 기준으로 계란값은 6399원에 거래됐다. 특히 올겨울은 다시금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며 가정용 계란 소비가 급증할 전망이어서 계란 가격이 올해 중반보다 더 치솟을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불안 조짐에 정부는 살처분 강도를 낮추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최근 AI와 관련해 “올겨울 방역 정책의 핵심은 위험도에 비례한 예방적 살처분의 범위 조정”이라고 밝혔다. 농식품부는 올겨울부터 예방적 살처분 반경을 500m까지 좁히되, 2주마다 방역 상황에 맞춰 범위를 조정하는 방법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살처분 기준과 함께 계란 유통구조도 개선해 가격안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이날부터 계란 공판장을 시범 운영한다. 농식품부는 공판장 개설로 계란 농가에는 출하처, 수집주체에는 구매처가 늘어나면서 계란 유통이 원활해지고 불합리한 거래방식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박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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