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왼쪽 두 번째)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金, 국민의힘 내부갈등·혼선
‘비대한 선대위 구조’ 탓 판단
내홍에 선대위 개혁론 불붙어

“총괄상황본부 역할 준비 중”
매일 언론 정례브리핑 등 구상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이 21일 “선거대책위원회가 ‘항공모함’처럼 만들어졌다”며 “총괄상황본부가 ‘기동헬기’로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선 후보 직속으로만 10여 개 기구가 있고, 김 위원장 산하에 20여 개 기구가 있는 항모 선대위로는 고구려 기병처럼 기민하게 움직이는 더불어민주당 선대위에 대응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선대위 개혁론을 꺼내 든 것이다. 윤 후보 배우자 김건희 씨 허위 경력 의혹 등 네거티브 대응과 정책 메시지 혼선 등도 거대 선대위의 소통과 협업 부족에 비롯됐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판단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대위가 덩치만 크지 효율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항공모함처럼 만들어져 있으니 제대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짚었다. 김 위원장이 ‘가족 리스크’ 공방으로 치닫는 대선에 대해 네거티브를 자제하자는 메시지를 냈던 21일에도 네거티브 발언과 논평이 쏟아졌던 상황의 원인이 선대위 구조에 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김건희 씨의 학·경력 위조 의혹에 대해 당사자 직접 사과, 사실관계 반박 집중 등 대응법을 놓고도 갑론을박이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당이 ‘콩가루 집안’이라는데 위기감 공유는 잘 안 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 효율성을 키우고 총괄상황본부가 제 기능을 발휘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그는 “항공모함이 제대로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헬기라도 띄워서 움직여야 할 것 아닌가”라며 “총괄상황본부를 기동헬기 방식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선대위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힘들다”며 당 일각의 구조조정 주장에는 선을 그었다. 총괄상황본부 관계자도 “기존 조직을 부수는 것은 안 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선대위에 합류하기 전부터 ‘실무형 선대위’를 주장해왔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직을 수락했을 당시에는 이미 선대위 인선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있었던 만큼 기존 조직을 줄이지도 못했다. 일일점검회의로 조직마다 상황을 공유하고 그 내용으로 총괄상황본부가 언론 정례브리핑을 매일 열어 메시지를 정돈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준석 당 대표와 조수진 최고위원을 향해서는 “지금 와서 극단적인 생각을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종민 기자 rashomon@munhwa.com
서종민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