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연)의 친구가 소개팅해준다고 했을 때 내키지 않아 거절했습니다. 재차 거절했는데 세 번째 제안까지 하길래 수락했죠. 그런데 소개팅 전날 과음했지 뭐예요. 당일 취소하려고 소개팅 상대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이때 전화기에서 들려오는 멋진 목소리. 저는 숙취를 잊은 채 소개팅 장소로 향했습니다. 그렇게 어렵게 만난 이 남자가 전 마음에 들었습니다. 제가 탄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던 모습이 뇌리에 남았어요.
남편은 저랑 만난 다음 날, 30일간 스페인 여행을 떠났어요. 그때 멀어질 수도 있었는데, 남편이 꾸준히 여행 사진과 안부를 전해줬어요. 남편이 귀국하고 그다음 날, 두 번째 만났어요. 남편이 스페인에서 사 온 와인을 함께 마시다 사귀기로 했습니다.
2018년 1월 연애를 시작한 저희는 2020년 6월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 100일 만에 아기가 생길 줄은 몰랐어요. 그런데 아기가 건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 소견을 듣고 기형아 검사를 받게 됐어요. 그때 정말 힘들었죠. 검사 결과 문제없다는 통보를 받았을 때 서로 부둥켜안고 정말 많이 울었어요.
제가 그리는 우리 가족의 미래는 아기가 커서 장가갈 때까지 건강하고 무탈하게 사랑하면서 사는 거예요. 별것 아닌 꿈 같지만, 저랑 남편 모두 어린 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가족의 빈자리가 얼마나 힘든지 잘 알고 있거든요. 늙어 죽을 때까지 남편과 가장 친한 친구처럼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 그리고 조금 더 가까운 미래에 이루고 싶은 소망도 있어요. 저희 부부 아직 신혼 여행을 못 갔는데요. 수년 내에 아기랑 같이 스위스로 신혼 여행을 가고 싶어요.
남편에게 전하고픈 메시지도 있습니다. “요새 오빠도 지치고 힘들 텐데 아기에게 짜증 한 번 안 내고 나한테도 인상 한 번 찌푸리지 않고 늘 재밌게 해줘서 고마워. 나중에 늙어서도 이렇게 재밌게 살자. 사랑해!”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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