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빵요정의 세상의 모든 디저트 - ‘쎄쎄종’

요리에서 재료가 가지고 있는 중요도만큼이나 계절성은 디저트를 만드는 이들에게도 무척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계절마다 만날 수 있는 과일의 맛을 응축시키고 다양한 기법으로 활용해 하나의 완성된 디저트를 만드는 것이 파티시에들에게는 큰 숙제이자 매 순간의 새로운 도전입니다. 프랑스에서 현재 가장 모던하고 각광 받는 디저트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파티시에 세드릭 그롤레(Cedric Grolet)가 선택한 것처럼 사실주의에 입각한 과일 모양의 앙트르메(코스 요리에서 마지막에 내는 디저트 중 단맛이 나는 과자)는 과일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온 것뿐만 아니라 그 안에 과일의 맛과 향, 재료 표면의 느낌인 텍스처 등을 종합해 담아냅니다. 사과, 배, 무화과, 복숭아, 레몬 등 모두 그의 손을 거치면 섬세하고도 직관적인 맛으로 완성됩니다.

유럽의 과일과 동아시아 과일은 그 종류와 맛, 특히 산미나 당도에서 차이가 현저히 드러나곤 합니다. 그 차이가 과일을 주인공으로 디저트를 만들려는 한국의 파티시에들에게 득이 되기도, 고민이 되기도 하죠. 서양배를 예를 들면 향과 식감이 아름다운 포인트를 가지고 있어 설탕이나 와인에 절이거나 퓨레로 만들어 디저트에 활용하는 것에 비해, 한국 신고배의 경우에는 당도가 높고 수분율이 높아 가공하지 않은 채 직접 먹는 것이 더 잘 어울리기도 합니다. 딸기는 정반대의 경우입니다. 프랑스나 미국 딸기의 맛과 당도보다 한국의 설향이나 금실, 아리향 등이 맛과 당도가 돋보인다고 생각합니다.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요 근래 들어 계절 한정으로 준비하는 한국 과일이나 식재료 등으로 만드는 제품들이 자주 눈에 들어옵니다. 그럴 때마다 꼭 빼놓지 않고 맛을 보려고 노력을 하는데요. 그중 한 곳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디저트 전문점 ‘쎄쎄종(cette saison)’입니다. 성북동에서 스튜디오를 운영하다가 4년 전 즈음 논현동의 작은 골목길에 단아하고 깔끔한 쎄쎄종을 오픈한 방해영 셰프는 다양한 식재료를 탐구하고 제품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지난 시즌 인기가 많아 이번 연말까지 연장해 만드는 ‘반건시 에클레어’를 처음 먹어보고 그 응축된 반건시의 맛과 기가 막히게 어울리는 각각의 구성들이 완벽한 밸런스를 보여주는 것에 감탄한 기억이 있습니다. 페이스트리 종류들인 에클레어와 파리브레스트를 조합해 만든 반건시 에클레어는 바삭하게 구운 슈와 고소한 피칸 프랄리네 그리고 부드러운 디플로마 크림와 피칸 바닐라 휩크림이 부드러움을 극대화시켰습니다. 쫄깃하면서도 부드러운 반건시가 4포션으로 나뉘어 들어 있기에 손에 들고 4번에 나눠 먹는다면 더 이상 모자람이 없을 조합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쎄쎄종에서 꼭 추천하고픈 구움과자는 가을 햇사과를 맛있게 조려 넣고 아몬드 크럼블을 올린 햇사과 크럼블과 직접 만든 감태 페스토를 반죽에 담뿍 넣어 향을 살린 감태 치즈 피낭시에입니다. 4개의 계절이 마무리되는 12월인 만큼 마음도 몸도 풍요롭고 편안한 시기가 되길 바랍니다.

서울 강남구 언주로146길 30
https://www.instagram.com/cette_saison
김혜준 푸드 콘텐츠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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