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오미크론 감염 200명대로
PCR검사 · 역학조사 방식 한계

전문가 “이미 지역 확산 가능성
내달 하루확진 2만명대 될수도”


세계적인 코로나19 변이 ‘오미크론’ 확산 속에서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도 1주일 만에 200명대로 두 배로 급증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유전자증폭(PCR) 검사로는 오미크론 변이를 바로 확인할 수 없고 역학 조사에도 한계가 많아 오미크론 변이가 이미 지역 사회에 소리 없이 확산됐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다음 달부터는 오미크론 변이의 국내 대유행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큰 만큼 병상 준비와 방역 체계를 서둘러 재정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21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가 하루에만 49명이 늘어 누적 227명이 됐다. 지난 1일 국내 첫 확진자 5명에 비해서는 약 45배 급증한 수치다. 신규 감염자 중 16명은 해외 유입이며, 나머지 33명은 국내 지역 사회 감염이다. 방역당국은 1∼2개월 내 오미크론 변이가 국내 우세종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오미크론 변이전파속도는 역학조사를 앞지르고 있다. 현재 역학조사는 해외 입국자와 국내 감염자 접촉자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오미크론 변이용 PCR 검사와 진단시약을 바로 개발해 방역현장에 적용했지만 방역당국은 해외 진단 검사 수입을 고려하지 않은 채 국내 개발만 고수하고 있다. 최재욱 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숨은 감염자들을 빠르게 찾아내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오미크론 변이가 유행할 경우 하루 확진자 수는 1만5000∼2만 명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검사방식으로도 오미크론 변이의 전파 속도는 델타 변이에 견줘 약 3배 정도로 빠르다. 지난 4월 22일 국내 처음 확인된 델타 변이 확진자는 약 두 달 만에 200명대에 육박했지만 오미크론 변이는 약 20일 걸렸다. 검출률도 국내 감염자의 경우 이달 첫째 주 0.2%에서 셋째 주 1.7%로 올라섰고, 해외입국자의 경우 같은 기간 4.2%에서 10.6%로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전문가들은 방역 체계를 손봐야 한다고 권고했다. 오미크론 변이로 확진자가 수직 상승하면 위중증환자와 사망자 수에도 직접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의료체계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는 가족 간 2차 전파율이 델타 변이(20%)보다 두 배 이상으로 높은 44.7%에 달해 재택치료 위험성도 재차 제기됐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가족 간 감염이 우려되는 재택치료보다는 생활치료센터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6개월가량 걸리는 모듈 병상보다는 대형 체육관 등에 중환자 병상을 확보해 적은 의료인력으로 많은 중환자를 볼 수 있는 병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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