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0년 동안의 해빙 속도
이전 7세기보다 10배나 빨라
인도·네팔 수억명 생존 위협


남극과 북극 다음으로 많은 양의 빙하를 보유해 ‘제3의 극지’로 불리는 히말라야 산맥(사진)에서 최근 40년간 나타난 해빙 속도가 그 이전 7세기 동안에 비해 무려 10배나 더 빨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지구온난화로 수백 년 새 히말라야 전역의 빙하 중 40%가 사라졌고, 이는 인도·네팔·부탄 등에서 수억 명의 생존을 위협할 요인으로 지적된다.

20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히말라야에 분포해 있는 약 1만5000개에 달하는 빙하를 분석해 도출한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를 통해 발표됐다.

연구진은 빙하들의 위성 사진을 스캔해 빙하가 고대부터 지금까지 계곡 사이를 천천히 지나오며 남긴 거대한 자국과 잔해 등을 추적한 뒤 이를 이용해 추정한 과거 빙하의 분포 범위를 현재와 비교했다.

조사 결과 ‘소빙하기’라고 불리는 400∼700년 전 지구 냉각기 이후 현재까지 390㎥에서 586㎥ 사이 규모의 빙하가 녹아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히말라야 빙하 전체 면적의 40%에 해당하며, 전 세계 해수면을 0.92∼1.38㎜ 상승시킬 수 있는 양이다.

미국 유타대의 서머 루퍼 지리학 교수는 “해수면 상승 요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역사적으로 산악 빙하가 가장 중요한 원인이었고, 아마 향후 수십 년 동안도 그럴 것”이라고 짚었다.

연구진은 뉴질랜드와 그린란드, 파타고니아를 비롯해 전 세계 다른 지역에 위치한 빙하들도 오랫동안 관찰해 왔는데, 히말라야 산맥에서 나타난 빙하 손실이 “특히 빨랐던” 것으로 조사됐다.

조너선 캐리빅 영국 리즈대 소속 빙하학자는 “의문의 여지 없이 주된 동인은 기후변화”라며 “히말라야 빙하의 적응 속도는 기후만큼 빠르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갠지스 강, 인더스 강 등과 연결돼 있는 히말라야의 빙하가 계속해서 줄어들면 관개용수 등 수자원이 부족해져 농업에 큰 지장이 생긴다.

또 해빙으로 인해 눈사태나 홍수 등 재해가 잦아질 수 있으며, 해수면 상승으로 해안 지역 주민들의 터전이 침수될 우려도 있다. 나사(미 항공우주국)는 2100년까지 지구 해수면이 61∼183㎝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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