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5급 공채 첫 합격
강민영씨 교육행정 부문 수석


최근 인사혁신처가 발표한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옛 행정고시)에서 시험이 시작된 이래 73년 만에 처음으로 ‘시각장애인’이 합격해 화제가 되고 있다. 그것도 비장애인과 경쟁해 교육행정 부문 수석을 차지한 강민영(26·서울대 교육학부 4학년 재학 중·사진) 씨가 주인공이다.

강 씨는 태어나자마자 시각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어머니가 직접 워드를 쳐서 딸에게 읽힐 점자책을 만들었다. 서울맹학교를 다니며 점자교재로 공부하던 그는 2015학년도 서울대 정시 기회균형선발특별전형에 합격했다.

이후 강 씨는 2019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험을 준비해 도전했으나 시각장애의 벽을 넘지 못하고 연거푸 불합격의 고배를 마신 뒤 올해 1·2차 시험 합격에 이어 마지막 관문인 3차 면접까지 통과하면서 ‘3전 3기’로 최종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5급 공채 시험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어려움이 많았다. 점자교재를 구하는 것부터 시험에 응시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에 도사린 난관을 꿋꿋하게 이겨 냈다. 점자문제지와 점자답안지로 시험을 치렀을 뿐 아니라 부모님이 교재를 직접 입력해서 점자로 변환해야 하는 어려움 끝에 이뤄낸 수석 합격이라 기쁨이 더 컸다고 한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교육 평등 실현을 통해 사회의 다양성을 증진하고 우리 사회가 더욱 열린 사회가 되는 데 이바지하는 공직자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이어 “현재 시행되고 있는 균형인사 정책의 대상을 장애인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도입된다면 장애인들이 5급 공채 도전을 통해 자신의 꿈을 펼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시각장애인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수석까지 차지한 비결에 대해 강 씨는 “공부 리듬을 잃지 않고 매일 꾸준하게 공부한 것”이라고 했다.

박현수 기자 phs20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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