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임대료 해결 최대 과제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동·서독 통일 이후 첫 여성 시장이 탄생했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베를린시의회는 이날 사회민주당(SPD) 소속의 프란치스카 기파이(43·사진) 전 여성가족부 장관을 신임 베를린시장으로 선출했다. 지난 9월 독일 연방하원 총선거와 함께 치러진 베를린시의회 선거에서 중도좌파인 사민당이 승리한 뒤 기파이 시장은 사민당과 녹색당, 좌파당으로 연립정부 협상을 진행해왔고 구성에 성공했다. 이에 이날 재석의원 147명 가운데 139명이 참여한 표결에서 기파이 시장은 84표를 얻었다.
프랑크푸르트 출신인 기파이 시장은 지난 2007년 사민당에 입당했고 2015년부터 베를린 노이쾰른구의 구청장으로 활동했다. 빈곤율이 높고 이민자가 많은 이 지역에서 그는 노련한 행정으로 유명해졌고 이후 2018년부터는 앙겔라 메르켈 전 총리의 연방 내각에서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재직했다. 그러다 지난 5월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으로 사임했고 이후 박사 학위 논문도 박탈당했다. 당시 기파이 시장은 “나의 능력이 닿는 데까지 논문을 썼다”며 “실수는 의도적이거나 계획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기파이 시장의 최우선 과제는 베를린의 주택 문제가 될 전망이다. 최근 베를린에서는 연일 치솟는 임대료를 둘러싼 논란이 거세다. 실제로 베를린 시내 주택 월세는 2016년 상반기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최근 5년간 42% 급등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9월 베를린 시민들은 대형 부동산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 24만 채를 시가 몰수해 공공주택화하는 방안을 주민투표해 가결시켰다. 이 투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시민들의 목소리를 기파이 시장이 어떻게 주택 정책에 반영할지가 관건이다. 한편 이날 구성된 베를린 시 내각은 여성 7명, 남성 4명으로 이뤄져 여성 비율이 역대 시 내각 중 가장 높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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