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참한 사람’이라고 했다더라
억울함 풀어야지요” 울분 토로
유족들 추가 피해 걱정에 함구
간간이 조문객 1~2명씩 다녀가
“어떻게 될지 모른다” 수군수군
보냈다는 성남도공 근조기 없어
성남 = 정유정·박성훈 기자
“거기(호주 출장)까지 같이 갔다 왔으면서 모른다고? 억울해 죽겠다.”
23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대장동 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돼 동시다발적 수사를 받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사업1처장의 어머니가 비통한 표정으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애초 “성남시장 때는 김문기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것과 관련, “모른다고 해놓고, 나중에 안다고 또 그러고 참. 거기(호주 출장)까지 같이 갔다 왔으면서 그런다. (우리 아들 보고) 참 ‘참한 사람’이라고 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 아들 억울한 건 풀어야 하지 않겠어요”라고도 했다.
상을 치른 지 이틀째 되는 이날 빈소 안팎에서는 유족들의 울음소리가 그치지 않았다. 유족들은 극도로 말을 아꼈지만, 억울함의 감정을 숨기지 못했다. “정치적인 사안이라 기사가 나가면 안 된다. 말조심해야 한다. 쥐도 새도 모르게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말이 들리기도 했다. 이 후보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건인 만큼, 유족들은 가족들에게 추가적인 피해가 있을까 크게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빈소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이날 오전 1~2명의 조문객만 빈소를 찾았다. 빈소 밖에 30개가량의 조화가 세워져 있었지만 적막한 기운을 감추진 못했다. 성남도공 측은 “근조기를 보냈다”고 했지만, 빈소 안에는 성남도공의 근조기는 보이지 않았다.
전날 유족은 기자회견을 열어 성남도공 및 수사기관을 향해 강하게 억울함을 호소했다. 김 처장 동생 김대성 씨는 “윗선에 대한 조사 없이 실무자에게 책임을 다 뒤집어씌웠다. 몸통은 놔두고 꼬리 자르기를 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윗선 중 한 분(유한기 전 성남도공 개발사업본부장)은 이미 (수사 과정에서 극단적 선택으로) 고인이 됐고 다른 한 분(유동규 전 성남도공 기획본부장)은 구치소에 있는 상황에서 형에게 모든 책임이 전가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성남도공 측은 “징계 건은 김 처장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고 반박하며, 파문 확산 방지에 나섰다. 성남도공에 따르면, 김 처장이 숨진 당일 오전 11시 감사 담당자가 전화를 걸어 “중징계 의결에 따라 곧 인사위원회가 열릴 것”이라고 했고, 김 처장이 “고발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이에 해당 담당자가 “법무 부서에서 검토 중”이라고 답변한 것이 전부라고 성남도공 측은 주장했다. 김 처장에 대한 1827억 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 검토와 관련해선, 성남도공은 전혀 검토한 바가 없다고 부인했다. 성남도공 관계자는 “현재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유 전 기획본부장 등에 대해서만 소송을 검토했다”며 “김 처장은 손해배상과는 전혀 무관한 인물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김 처장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경찰은 현재 “범죄 혐의점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부검 등을 통해 사인을 명확히 규명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찰은 24일 발인 이후 유족 참관하에 김 처장에 대한 휴대전화 포렌식을 진행한다. 경찰은 이를 통해 극단적 선택 전 통화한 사람이 있는지, 유서 형식의 문자 메시지 등을 보낸 사실이 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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