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제(민주) 가장 친한 친구의 사촌오빠였습니다. 그 친구가 어느 날 남편 번호를 보내주며 “소개팅해 보라”고 했죠. 친구의 가족과 소개팅한다는 것에 부담이 느껴지긴 했지만 동시에 믿음도 갔습니다. 그렇게 성사된 소개팅 당일, 집 앞까지 데리러 온 남편을 마주했습니다. 훤칠한 키에 활짝 웃는 첫인상이 좋았죠.
첫 만남부터 남편과 저는 말이 잘 통했습니다. 친구의 사촌오빠라 그런지 낯설지 않고 편안한 느낌이 들었죠. 식당에 도착해 창가 쪽에 앉았는데요. 마침 해 질 녘이라 노을 지는 하늘을 보며 파스타를 먹었는데, 정말 행복했어요. 그날의 분위기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답니다. 남편은 초·중·고교를 모두 해외에서 나왔는데요. 저는 해외에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토종 한국인이거든요. 남편이 해외 생활 이야기를 해주는데 재미있고 매력적이었어요. 이후 남편과 매일 연락을 주고받으며 점점 더 마음을 키워갔습니다.
일주일 후, 두 번째 만남에서 남편은 제게 사귀자고 고백했습니다. 저도 남편에게 무척 호감이 갔던 터라 바로 승낙했죠. 그렇게 1년쯤 지났을 때, 남편이 결혼 이야기를 꺼내더라고요. “결혼도 연애하는 것처럼 행복하게 살아보자”는 남편의 말에 감동했어요.
결혼은 일사천리로 진행됐어요. 그런데 남편이 태국에 있는 회사로 옮기게 됐습니다. 코로나19 시국에 생이별하게 된 거죠. 저 혼자 한국에서 신혼집 이사까지 했어요. 올해 3월 결혼 예정이었는데 상황이 악화해 결혼식도 9월로 연기됐습니다.
결혼식을 한 달 앞둔 지난 8월, 1년 만에 남편을 만났네요. 그렇게 9월 12일, 무사히 결혼식을 마쳤습니다. 감사하게도, 결혼 후 곧바로 아기가 찾아왔어요. 내년 6월 출산 예정인데 내년이 호랑이해더라고요. 떡하니 태어나라고 태명을 ‘호떡이’로 지었어요. 건강하게만 태어나면 더 바랄 것이 없답니다. 앞으로 호떡이의 동생까지 낳아 네 가족 평범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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