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립습니다 - 김영삼(1928∼2015)
6년 전 2015년 11월 22일,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큰 별이 졌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민주주의의 거목이 영면에 들었다’면서 문민정부 시대를 열어젖힌 할아버지의 서거를 슬퍼했습니다. 그러나 저는 당시에는 그 의미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6년 전 할아버지를 보내드릴 때만 해도 할아버지의 마지막을 잘 지키고 편안하게 보내드렸다고 생각했습니다. 20대 청년으로서 할아버지를 떠나보낸 슬픔만 있었습니다. ‘좌동영·우형우’로 불린 최형우 전 내무부 장관님이 5일 내내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 앞에서 대성통곡하시는 모습에서만 그 정치적 함의를 조금이나마 가늠할 수 있었습니다. 퇴임 때 말씀하셨던 “영광의 순간은 짧고, 고난의 시간은 길었다”는 말씀처럼 세상만사 다 잊으시고 편히 영면에 드시기만을 바랐습니다.
며칠 전 할아버지의 6주기 추모식이 있었습니다. 여야의 내로라하는 정치인부터, 저 먼 전북에서 아침 일찍 추모식에 함께하고자 올라온 20대 청년까지 많은 분이 와주신 것을 보니 격세지감을 느꼈습니다. 몇 년 전 추모식에서 곳곳의 빈자리가 있었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더욱 그랬는지 모르겠습니다.
할아버지!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면서 남기신 말씀은 ‘통합과 화합’이었습니다. 그러나 6년이 흐른 오늘 대한민국은 ‘반목과 대립’만 심화하고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여러 동지와 함께 군부에 맞서 목숨 걸고 지켜오신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미증유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입법, 사법, 행정 등 전방위적으로 벌어지는 삼권 독재, 그리고 정파적 이익에 따른 갈라치기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떠안고 있습니다. ‘코로나19’라는 팬데믹에 우리 국민은 절규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국면 전환을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인 만큼 오랜 시간 민주화 투쟁과 정치를 해오신 할아버지의 지혜를 여쭙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6주기 추모식에서 분향하러 아버지와 함께 할아버지 묘소 앞에 섰을 때 그전과는 마음이 다르더군요. “할아버지 편히 쉬세요”라고 해왔었는데 저도 모르게 “나라를 굽어살펴 주세요”라고 되뇌게 되더군요. ‘내가 역시 할아버지의 피를 이어 받았구나’하면서 웃음이 나면서도 편히 쉬고 계실 할아버지께 또다시 부담을 드리는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도 교차하더군요.
요즘 많은 분이 물어봅니다. 작금의 혼란스러운 정치판을 보면 할아버지께서 뭐라고 하셨겠냐고요. “한심한 놈들, 똑바로 하그레이”라고 하지 않으셨겠냐고 말씀드렸습니다. ‘문민정부’가 출범하며 진정한 민주주의의 꽃망울을 피운 지 28년이 흐른 지금, 할아버지께서 세상을 떠나신 뒤 6년이 흐른 지금, 우리가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여쭙니다. 저 역시 할아버지의 가르침과 유훈을 잘 실천하고 있는지, 살아생전 할아버지께서 입버릇처럼 하셨던 말씀을 다시 새겨봅니다. “잠시 살기 위해 영원히 죽는 길을 택하지 않겠다.”
손자 김인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청년 보좌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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