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 이슈+

유력 인사·사회적 약자도 발목
‘생명·신체 등 침해 발생한 경우’
내용 바꾸고 처벌 수위도 낮춰


‘전가의 보도’처럼 남용된다는 지적을 받아온 업무방해죄에 대한 개정 논의가 국회에서 첫발을 딛는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호한 규정으로 실제 피해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처벌이 가능했던 업무방해죄(형법 제314조) 개정안을 발의한다고 23일 밝혔다. 업무방해죄는 노동자와 세입자 등 사회적 약자는 물론 여야 유력 인사들의 발목을 잡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안 발의가 주목을 받는다. ‘악연’ 관계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업무방해죄 굴레를 쓰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송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법 개정안은 업무방해죄를 규정한 314조 제1항 중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부분을 ‘위계 또는 위력으로 사람의 업무를 방해하여 생명, 신체, 재산, 경쟁질서에 침해가 발생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송 의원에 따르면 ‘위계’ ‘위력’ 등의 용어가 광범위한 해석의 여지를 내포하고 있어 사회적 약자들의 정당한 권리행사와 의견 개진도 막을 수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국제노동기구(ILO)도 수차례 정부에 개선을 권고했다.

특히 업무방해죄는 여야 유력 인사들에게도 고민거리였다. 조 전 장관과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는 2016년 미국 조지워싱턴대를 다니던 아들의 온라인시험 문제를 두 차례 대신 풀어줬다는 의혹을 받았는데, 검찰은 “조지워싱턴대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적용했다. 윤 후보도 검찰총장 시절 “조 전 장관을 대상으로 무리한 수사를 강행하는 바람에 중요한 다른 사건의 수사를 소홀히 했다”는 이유로 시민단체로부터 고발을 당했는데 사유는 업무방해였다. 여야는 ILO 권고 사안인 만큼 법사위에서 깊은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선 “유력 정치인들의 면죄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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