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자산 비중이 64%나 달해
GDP 대비 가계빚 비율 219%
DSR 40% 초과 고위험가구는
2년만에 10만가구 늘어 40만
대내외 충격땐 대출 부도율 ↑
실물자산 매각·집값 하락 우려
부동산 분야에 자산 버블이 잔뜩 낀 금융불균형 문제가 향후 우리 경제의 최대 난제로 지목됐다. 이미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급등해 세금 등 다양한 문제를 낳고 있지만, 부동산 문제가 향후 금융불균형 사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경고다. 금융불균형이 누적된 상황에서 금융 충격이 발생할 경우 가계대출 부도율이 급증하는 등 경기 하방 리스크가 크게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3일 의결해 국회에 제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계의 실물자산 보유 비율이 높아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실물자산 매각에 따른 주택가격 조정이 일어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빚을 내 아파트 등 부동산을 구매한 ‘영끌·빚투족’이 급증하면서 부동산 문제와 가계부채 문제는 동전의 양면과 같은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 가계의 총자산 대비 실물자산 보유 비중은 64%로, 미국(29%)이나 일본(38%) 등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은 상황이다. 그만큼 금리 상승으로 부채 상환 부담이 커지고 부동산 시장이 조정기를 맞게 되면 가계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가계부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신용(가계부채) 비율은 3분기 현재 219.9%로,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4분기(196.2%)보다 23.7%포인트나 높아졌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자산 대비 부채비율(DTA)이 100%를 초과하는 ‘고위험가구’도 지난해 말 40만 가구를 기록하면서 2018년(30만 가구) 이후 2년 만에 10만 가구가 늘었다.
부동산에 대한 금융 익스포저(위험노출액)도 치솟고 있다. 가계 부문 부동산 금융 익스포저 증가율은 지난 9월 말 현재 10.5%로, 2020년(8.3%) 한 해 수준을 넘어섰다. 부동산 관련 기업들의 익스포저 역시 14.3%로, 지난해(11.1%) 수준을 크게 웃돌고 있다. 한은은 다만, 최근 경기 회복세가 지속되고 있고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이 9월 현재 40.1%로 낮은 수준이어서 큰 폭의 디레버리징(차입 축소)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은이 지금처럼 금융불균형이 누적된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이 가해질 경우를 가정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해 본 결과, 지난해 4분기 0.83%였던 가계대출 부도율은 1.18%까지 상승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가계대출 부실 규모도 5조4000억 원에서 4조2000억 원 증가한 9조6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금융 충격이 발생하면 ‘가계부실→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가계부채가 누증될수록 대내외 충격에 금융·실물경제 변동성이 확대되고, 금융시스템 안정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대환 기자 hwan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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