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美영향력 약한 중동
강대국 세력재편 본격화 가능성
오커스에 뿔난佛 ‘달콤한 복수’


‘오커스’(미국·영국·호주 3개국 안보 동맹)로 뒤통수를 맞았던 프랑스가 ‘달콤한 복수’에 성공했다. 아랍에미리트(UAE)와 190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대규모 무기 수출 계약을 체결한 것. 전통적 동맹인 미국과의 무기 구매 계약을 파기한 UAE가 프랑스를 택하면서 상대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약화한 중동에서 강대국 간 세력 재편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달 초 UAE와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UAE와 프랑스 라팔 전투기 80대와 군용 헬리콥터 12대를 190억 달러에 수출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지난 4일 프랑스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이는 양국 간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결과로서, 양국의 자치와 안보를 위해 함께 행동할 수 있는 역량을 공고히 했다”고 말했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당시 트위터를 통해 “역사적 합의”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매체 프랑스24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라팔 전투기가 실전 배치된 2004년 이후 최대 규모다.

오커스 발족 당시 미국과 영국이 호주의 핵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하기로 하면서 47조 원 규모의 잠수함 납품 계약을 파기 당해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분했던 프랑스가 최근 미국과의 무기 구입 계약을 파기한 UAE와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서 미국에 복수한 셈이 됐다. 동시에 “전통적 동맹국의 세력 재편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지난 1세기 동안 미국이 중동 지역 최고의 동맹국이자 파트너였지만 최근 중동은 새로운 동맹국을 찾고 있으며, 그 대상으로 중국도 급부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는 이를 더욱 심화시켰다. CNN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안델만은 22일 “미국이 아직 모든 것을 잃은 것은 아니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미국이 선택해야 하는 시간이 점점 촉박해지고 있음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박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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