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소억제 알약’ 새 공정 필요
美물량도 늦여름에나 받을듯


미 식품의약국(FDA)이 알약 형태의 코로나19 경구용 치료제 ‘팍스로비드’(화이자)에 이어 ‘몰누피라비르’(머크)의 사용도 승인하며 알약 치료제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되는 가운데 치료제의 신속한 공급이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생산에만 6~8개월이 소요되고 아직 공급망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아 빠른 공급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화이자는 내년 생산량 계획을 당초 8000만 명분에서 1억2000만 명분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양으로, 인도 등에서 생산될 복제약의 빠른 공급이 중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FDA가 23일(현지시간) ‘팍스로비드’에 이어 ‘몰누피라비르’ 긴급사용을 승인했지만 실제 알약 치료제 공급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화이자에 따르면 복잡한 화학 작용으로 약 생산에 소요되는 기간만 6~8개월이다. 화이자는 내년 생산량 계획을 기존 8000만 명분에서 1억2000만 명분으로 늘렸지만 여전히 세계 인구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 제프 자이언츠 미 백악관 코로나19 대응조정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내년 늦여름이 돼야 (미 정부가 계약한) 팍스로비드 1000만명 분을 다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급이 늦어지는 것은 신약 제조를 위한 새로운 공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팍스로비드는 바이러스가 체내 복제되는 과정에서 효소 작용을 차단하는 ‘니르마트렐비르’와 니르마트렐비르의 분해를 늦춰 효능을 높이는 ‘리트로나비르’로 구성돼 있는데, 리트로나비르는 이미 시중에서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 치료에 쓰이고 있어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 하지만 니르마트렐비르는 새로운 공정이 필요하다.

전 세계적으로 아직 회복되지 못한 공급망 문제도 빠른 백신 공급의 걸림돌이다. 이날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CNN 인터뷰에서 미국 내 물류 대란을 일으킨 공급망 병목 현상이 “50% 정도 줄었다”고 밝혔다. 공급망 문제가 아직 절반 정도만 회복됐다는 의미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확산이 변수다. 러몬도 장관도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공급망 위기가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큰 파장을 일으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화이자가 이미 유엔이 지원하는 의료단체 ‘국제 의약 특허풀’(MPP)과 복제약 제조 허용 계약을 맺은 바 있어, 언제 복제약이 대량 공급되는지도 인류의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도 현지 언론인 인디안익스프레스에 따르면 선파마와 닥터 레디스 등 인도의 주요 의약품 제조업체들이 알약 치료제의 제조를 검토하고 있다. 다만 팍스로비드 등 신약에 대한 후기 3상 임상시험을 수행해야 해 복제약 출시는 빨라야 내년 말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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