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에만 적용 입장 불구
민간기업까지 압박 불보 듯
경제계 “의사결정 지연 등 우려”
노조전임자 근로시간면제 놓고
정치권, 도입 확대 논의 본격화
기업들 “비용 상승 설상가상”
대선을 앞두고 여당이 공공부문 노동이사제 도입을 강행하기로 하고 야당도 호응을 하자 경제계가 노조의 입김이 더욱 거세져 기업 경영 활동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당은 노동이사제를 공공기관에 한해서만 적용한다는 입장이지만 민간기업까지 적용하라는 압력으로 이어져 ‘쓰나미’ 현상이 벌어질 것이란 게 경제계의 시각이다. 특히 정치권이 노조 전임자가 급여를 받으며 노조 활동을 하는 근로시간면제 제도(타임오프제) 강화방안도 논의하면서 설상가상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4일 경제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공공기관에 대한 노동이사제 도입을 담아 국회에 발의된 법안은 5건이다. 모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자다. 노동이사제는 노동자 대표가 의결권을 가지고 이사회에 참여하는 제도다. 이에 따라 여야가 대선을 앞두고 이 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전격 처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
경제계는 공공부문에서의 노동이사제 도입이 민간기업에 대한 도입 압력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부담이 크게 가중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지난 20일 국회를 찾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도읍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을 차례로 만나 노동이사제 도입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전달했다.
손 회장은 “대립적인 노사관계 상황에서 노동이사제가 도입되면 이사회가 노사 갈등의 장으로 변질될 뿐 아니라 효율적 의사결정의 지연, 정보 유출 등 많은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단체 관계자는 “공공기관 노동이사제가 도입된다면 민간기업으로 확대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며 “결국 민간 기업 내 노사 간 힘의 균형을 무너뜨려 경영난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경제계는 기득권을 쥔 강성노조가 노동이사제를 악용할 경우 결국 청년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노조가 경영에 간섭하거나 기업 경영과 관련한 민감한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노동이사제를 도입하기에 앞서 경영계와 노동자 측 사이에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근로자가 인력 배치 및 생산 라인 신설 등 경영 결정에 참여하면 갈등이 증폭되고 기업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여야 모두 긍정적인 공무원·교원노조 타임오프제 도입도 마찬가지다. 공무원과 교원 노조에 가해졌던 차별을 철폐하고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해 여야와 주요 대선 후보 진영도 이미 찬성 입장을 밝혔다. 김용춘 한국경제연구원 고용정책팀장은 “타임오프제 확대는 곧 ‘일을 안 하고 월급을 받는 회사원’이 늘어나는 것을 뜻한다”며 “경영자 입장에선 비용과 의사결정 과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정민 기자 ja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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